미국, 독일 등 콘테크 시장 집중
굴삭기 등 자율주행 중장비 등장
국내 건설 현장 디지털화 추진
드론으로 디지털트윈 플랫폼 생성
IoT 기반 현장 근로자 동선 관리
건설시장 새 트렌드 모듈러 건축
LG전자 등 IT 기업도 진출 본격화

[정보통신신문=성원영기자]
최근 건설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한 촬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드론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디지털트윈 구축과 실시간 현장 관리에 활용되며, 이는 대표적인 콘테크(Con-Tech) 사례로 꼽힌다.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기술을 건설 현장에 적용한 것을 의미한다.
AI·증강현실…글로벌 시장 사로잡은 콘테크
해외에서는 콘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건설업계는 클라우드, IoT, AI 기술을 도입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현장 안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시멕스벤처스(Cemex Ventures)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콘테크 투자는 2023년 30억3000만달러로 조사됐으며, 콘테크 산업이 전체 벤처캐피탈(VC)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0.60%에서 2023년 1.0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투자 흐름 속에서 해외 주요 콘테크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독일의 콘테크 기업 홀로빌더(Holo Builder)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360도 입체 영상으로 건설 현장의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향후 건설 진행 시간까지도 예측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홀로빌더가 제공하는 360도 입체 영상에는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의 양, 철근 크기, 전기 용량, 배선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다.
미국의 빌트로보틱스(Built Robotics)는 굴삭기, 불도저 등 건설장비 차량을 자율주행 차량으로 개조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건설장비 차량에 컴퓨터와 각종 센서를 부착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이 개조한 자율 건설장비 차량은 라이다, 센서, 카메라 등을 사용해 스스로 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영국의 센셋(SenSat)은 AI를 바탕으로 건설·토목 현장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스타트업이다. 센셋은 고객이 작업 중인 건설 현장의 상황을 디지털트윈을 통해 온라인 상에 구현시켜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건설 현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맵(Mapp)’으로, 맵을 이용하면 실무자가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건설 현장의 상황을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맵은 현장에서 쓰이는 모든 3D 및 2D 제품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국내 콘테크 시장
국내 콘테크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글로벌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콘테크 투자 규모는 프롭테크(부동산 산업에 ICT 기술 적용) 전체 투자액 5조7278억원 중 4.3%(246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실적 역시 프롭테크 전체 매출 1조9445억원 중 2.4%(469억9000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건설업계는 숙련된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과 탄소저감 등을 위해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스마트 건설 솔루션 도입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더불어 가상현실(VR) 안전교육, 클라우드 기반 검측 지원, 자체 개발 실시간 CCTV 통합관제 시스템 등 현장 밀착형 기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호반건설은 드론을 활용해 토공량 산출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드론 촬영은 지표면 형상을 3D 모델링해 정확한 토공량 산출을 진행하고, 공정 및 원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IoT 기반 현장 근로자 실시간 위치 추적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폰 GPS를 활용한 이 시스템은 현장 인력의 동선 관리를 통해 위험 지역 출입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작업 구간의 안전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월 지하 터널 무선 통신 기술과 안전 솔루션을 융합한 스마트 안전 시스템 ‘HITTS’를 구축해 국내외 주요 터널 건설 현장에 적용 중이다.

HITTS는 TV 방송용 주파수 대역 중 누구나 사용이 가능한 유휴대역(TVWS)을 활용해 터널과 지하 전 구간에서 와이파이(Wi-Fi) 무선 통신을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TVWS를 활용한 무선 통신 기술은 비가시거리와 깊은 지하 구간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다.
국내 건설·교통 모니터링 분야 전문기업 엔젤스윙은 드론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트윈 기술을 선보였다.
엔젤스윙은 드론데이터를 활용해 2D 및 3D 디지털 복제본을 생성하는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지원한다.
드론이 현장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하고, 촬영된 이미지는 엔젤스윙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3D 모델로 변환된다.
또한 최적의 데이터 처리 파이프라인을 제공한다. 자동화된 파이프라인으로 드론데이터를 처리하며, 지상기준점 자동 탐지와 보정 기술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시공 현황과 설계 데이터를 비교하고, 굴착 계획 평면도를 기준으로 토공 작업 현황을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계산할 수 있다.
모듈러 주택 안을 채우는 AIoT 기술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모듈러 공법과 AIoT 기술의 결합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물 시공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LG전자 및 삼성전자까지 모듈러 주택 시장에 진출해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LG전자의 경우 지난 2023년 GS건설과 모듈러 건축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협약으로 GS건설은 모듈러주택의 설계 및 생산을 담당하고, LG전자는 주택 내부를 구성하는 에너지 고효율 가전 및 스마트홈 서비스 등을 담당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AI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기술을 융합한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를 공개했다.
냉난방공조 기술은 전력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냉방 및 난방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LG 스마트코티지 내부에는 스마트 도어락, CCTV, 전동 블라인드 등 다양한 IoT 기기들이 설치돼 있으며, LG 씽큐 앱을 통해 해당 기기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6일 모듈러 건축물 제작 전문기업 유창이앤씨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AI 스마트 모듈러 건축 상품 개발과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유창이앤씨는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모듈러 건축 사업을 시작했으며,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거·교육·업무 등 다양한 형태의 모듈러 건축물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는 공간의 형태와 목적에 따라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프로’와 더불어 시스템 에어컨·사이니지·냉장고 등 AI 가전 약 4200종의 스마트싱스 연동 기기를 유창이앤씨의 모듈러 건축물에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집안 뿐만 아니라 사무실, 호텔 등 상업용 건물은 물론 학교와 다중 주거 시설 등 다양한 건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입주자와 관리자가 효율적으로 건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AI 기반 에너지 통합 관리, 유지·보수가 필요한 설비의 원격 관리와 운영 등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