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경기 연속 무패. 아직 우승은 없지만, 이 팀의 목표는 더 크다. 미국 아마추어 여성축구팀 미네소타 오로라 FC가 프로 무대로의 승격을 준비하며 독특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CNN이 4일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한복판이던 2020년. 한 주차장에서 시작된 이 팀은 현재 미국 여성축구 최상위권 일부 프로팀보다 많은 관중을 꾸준히 끌어모으며 지역사회 기반 모델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마추어 신분이며, 프로 진출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재정·제도적 장벽이 높다.
오로라 FC는 세인트폴 지역의 성소수자 커뮤니티 친화적 축구바 ‘블랙 하트’를 운영하는 웨스 버다인, 공공정책 전문가 매트 프리브라츠키가 “엘리트 여성축구가 없는 미네소타의 공백”을 문제로 느끼면서 시작됐다.
2020년 9월 약 25명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최초의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안드레아 요크는 MLS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의 승격 과정과 EPL 팀 미국 투어 운영 경험을 보유한 마케팅 전문가였다. 요크는 “새 팀을 만들기 위해선 자금, 리그 선택 등 현실적인 질문이 많았다”며 “세 사람이 여러 리그와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한다. 당시 신설 예정이던 USL W리그가 유일하게 ‘커뮤니티 소유 모델’을 받아들였다. 요크는 “프랜차이즈 비용이 없었지만, 리그가 우리의 비전을 믿어줬다”고 말했다.
2021년 8월 오로라 FC는 첫 커뮤니티 소유권 판매에 나섰다. 3080개의 지분은 단 3개월 만에 모두 매진, 총 100만 달러가 모였다. 이 모델은 여성선수 처우 문제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더 큰 공감을 얻었다. 요크는 “많은 사람들이 여성 스포츠의 열악함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지역의 상처를 치유하는 긍정적 프로젝트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5월 첫 경기 당시 6000석 중 절반만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첫날에만 80%가 매진되면서 전 좌석을 개방했다. 이후 관중 수는 대부분 4000명 이상, 첫 경기는 5000명 넘게 입장했다.

오로라 FC의 초대 코치진과 스태프 중 상당수는 성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현 감독인 젠 라릭은 “팀 내부와 팬 문화 모두 ‘누구나 환영받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 가치”라고 강조한다. 프로 구단 고담 FC에서 2023년 NWSL 우승을 경험한 사라 하순은 2025년 오로라 FC에 합류해 5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순은 “프로 팀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지만, 오로라에서 느낀 공동체의 에너지와 참여는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하다”고 말했다.
오로라 FC는 선수 숙소 제공, 지역 방송 중계, 스폰서 패키지 판매 등 프로 구단과 유사한 운영 방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USL W리그 규정상 선수들은 급여를 받을 수 없다. 프로 리그인 NWSL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최소 30% 지분을 가진 단일 투자자가 필요하다. 요크는 “NWSL 진입에는 약 2억5000만 달러가 필요하다”며 “커뮤니티 소유 모델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로라 FC의 핵심 가치는 ▲포용성 ▲사회 정의 ▲지역사회 기여다. 그러나 이 가치가 때로는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요크는 “유망한 투자자와 만난 적이 있었지만, 팀의 가치가 그 가족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순 사장은 “우리가 더 크게, 더 명확하게 가치관을 드러낼수록 유지하기 더 쉬워진다”고 말했다. 프로 진입은 쉽지 않지만, 경영진은 이를 “가능성의 문제”가 아닌 시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 요크는 “100% 확신한다. 단지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미네소타 오로라 FC는 여전히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포용성 기반의 새로운 스포츠 경영 모델로 미국 여성축구의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