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호 신촌설렁탕 대표

설렁탕 한 그릇에 인생을 담아온 사람이 있다. 신촌설렁탕 하영호 대표는 외식업 경영인을 넘어 전통 음식의 가치를 지키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재해석하는 장인에 가깝다. 최근 그는 《한 그릇의 진심-설렁탕 마에스트로》를 출간하고, ‘하영호 신촌설렁탕연구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설렁탕의 체계적 연구와 문화적 확장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의 설렁탕은 단순한 국밥이 아닌 사람을 향한 철학이 담긴 한 그릇의 문화다.
설렁탕은 가장 정직한 음식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하영호 대표는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그래서 선택한 분야가 외식업이었다. 노력과 성실이 곧바로 고객의 반응으로 돌아오는 가장 정직한 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공부와 일을 해오면서도 그의 머릿속엔 항상 외식업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외식업 아이템을 설렁탕으로 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세대를 막론하고 한국인의 밥상 속에 늘 함께해온 음식,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따뜻한 한 끼였기 때문이다. 강남 한복판에 문을 연 ‘신촌설렁탕’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한국 설렁탕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의 출발점이었다.
하 대표는 “설렁탕은 조선 시대부터 내려온 음식이다. 시대마다 형태와 재료는 달라졌지만 ‘한 솥에서 나눈 따뜻한 국밥’이라는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신촌설렁탕은 MSG 없는 깊은 맛과 정성으로 완성시켜왔다”고 설명했다. 고기 자체에 천연 글루탐산이 들어 있어 굳이 인공조미료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다시마, 표고버섯, 양파 등 천연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깊고 풍부한 감칠맛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설렁탕은 웰빙음식이라는 그는 “MSG는 일시적인 강한 맛을 주지만 사골의 은은한 풍미를 덮어버린다. 신촌설렁탕은 천천히 다가와 오래 기억되는 맛을 추구하고 있다. 즉, 맛은 재료에서 나오고 정성은 그 맛을 완성한다는 철학으로 설렁탕을 끓여왔다”고 강조했다.


전수창업 시스템으로 가맹점 성공 모델 제시
하 대표는 브랜드를 처음 론칭할 때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까지는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방식의 가맹사업을 생각했다. 가맹점 운영에 있어 독자적으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창업 시스템을 구축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가맹본부 중심의 일괄 공급 방식을 지양하고 핵심인 사골육수만을 본점에서 제공했다. 나머지 조리 기술과 운영 노하우는 오픈 준비 기간 동안 철저히 전수해 각 가맹점이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토록 했다. 이에 하 대표는 “이런 구조는 원부자재 원가율을 35%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본부는 관리·감독 대신 멘토 역할에 집중했다. 또 추가 인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사골육수를 시중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해 가맹점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윈윈’ 모델을 실현해왔다”고 설명했다.
신촌설렁탕의 메뉴 전략도 눈에 띈다. 설렁탕을 중심으로 곰탕, 육개장, 수육, 냉면 등 다양한 메뉴에 양지고기를 공통 재료로 활용했다. 삶은 양지고기 육수는 곰탕으로, 식혀낸 육수는 동치미 육수를 더해 냉면 국물로 재탄생시켜 여름철 물냉면까지 완성했다. 이처럼 재료의 호환성을 높여 재고를 최소화하고, 신선하고 깊은 맛을 유지해 운영의 묘를 발휘했다. 이는 운영 측면에서 계절별 매출 균형을 가져왔다. 사계절 판매가 가능한 탕 요리를 기반으로 봄부터 가을까지는 냉면이 추가 매출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
또 최근엔 포장 판매가 소규모 음식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종교 모임, 동호회, 가족 외식 수요가 겹쳐 평일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 대표는 “신촌설렁탕은 단순히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각 점포가 자생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본부는 든든한 멘토로서 언제나 곁에 있지만 현장은 각 가맹점의 무대”라고 강조했다.
창업 전성기 넘어 성숙기로… 해외 진출까지 성공적 안착
신촌설렁탕은 2006년 4월 경희대점을 시작으로 전수창업을 본격화했다. 특히 2011년에는 단 1년 만에 17개 가맹점을 신규 오픈하며 창업 전성기를 누렸고, 현재는 안정적인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최근엔 해외 시장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2023년 3월 미국 워싱턴 D.C.에 76호점을, 7월에는 일본 신주쿠에 77호점을 성공적으로 개점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82호점인 성수점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물론 현재도 전수창업을 통해 점포 전개를 해나가고 있다.
하 대표는 예비창업자가 신촌설렁탕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첫째, 합리적인 초기 투자와 높은 수익률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투자 비용에도 불구하고 영업 후 순이익이 높아 창업자 만족도가 높다. 둘째는 뛰어난 맛과 품질, 안정적인 매출이다. 타 설렁탕 전문점과 비교해 맛과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사계절 내내 꾸준한 매출을 기록해 계절에 따른 매출 변동이 적다. 셋째는 본사의 전수창업 시스템이다. 본사가 직접 조리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불필요한 유통 비용을 줄이고 원재료비를 낮춰 동종 업계 대비 높은 순영업이익률을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지속적인 멘토링과 R&D 지원을 통해 오픈 이후에도 본부가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지속적인 매장 운영의 전반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문을 연 ‘하영호 신촌설렁탕연구소’를 통해 업계 정보와 신메뉴 개발을 공유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전통의 재해석과 현대적 감각
하 대표가 설렁탕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오면서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은 고객의 건강이었다. 지방을 제거한 저칼로리 국물, 풍부한 콜라겐 함유, 무첨가·NO-MSG 원칙은 당뇨병이나 성인병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는 설렁탕의 제조 과정에서 핏물뿐 아니라 지방까지 철저히 제거하고 냉동 후 위에 떠오른 지방층을 치즈처럼 걷어내는 방식으로 포화지방산을 최소화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설렁탕을 칼로리가 낮고 콜라겐이 풍부한 건강식으로 재탄생시킨 것.
그는 또 “코로나 이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렁탕은 보양식에서 웰빙 건강식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여성 고객들이 국물을 남기는 이유가 살이 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지방을 거의 제거한 국물이다. 오히려 피부 미용과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설렁탕을 공부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라며 반문한다.
국내에 2000여 개의 설렁탕 전문점이 있지만 설렁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다양한 방송 출연과 칼럼 활동을 통해 쌓은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설렁탕의 맛과 영양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오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설렁탕을 공부하는 사람이 100명도 안 된다. 대부분은 현장에서 배운 기술에 의존한다. 나는 방송 출연을 계기로 구글링하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함께 쌓아왔다.


아울러 《한 그릇의 진심-설렁탕 마에스트로》를 통해 나의 외식 인생을 기록해왔다. 책에는 설렁탕의 역사, 조리법, 창업에 대한 마인드와 철학, 외식경영 노하우까지 담겨 있으며 예비창업자와 외식업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또 그는 오랫동안 외식업에 대한 견문을 쌓아온 배경엔 단연 《월간식당》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연구소 벽면 한켠에는 잡지에 실린 기사를 스트랩한 노트가 빼곡히 보관돼 있다. “월간식당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고 들었다. 나는 37년간 잡지를 보며 공부해왔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주말이면 도서관에서 월간식당을 보며 좋은 내용은 기사를 스크랩해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외식업을 준비하는 내게는 바이블과 같은 존재다. 특히 박형희 대표님의 강연은 언제나 외식업에 대한 열정을 끓어오르게 했으며, 들을 때마다 심금을 울렸다”고 덧붙였다.
한 그릇의 진심, 마음에서 시작되는 철학
‘장사는 이익보다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하영호 대표. 그의 인생철학은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는 장사를 단순한 생계가 아닌 철학을 실천하는 무대로 여기고 있다. 즉, 마음이 바른 사람은 바른 음식을 만들고, 바른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믿는다. 고객 한 명을 위해 설렁탕 한 그릇에 온 정성을 쏟아붓고, 그 진심이 고객에게 전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장사는 결국 사람이다. 고객이 설렁탕을 먹고 감동할 때, 그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큰 보람과 엔돌핀을 가져다준다.” 그야말로 마에스트로의 마음가짐으로 30년을 설렁탕에 모두 쏟아부었다. 신촌설렁탕은 오늘도 그렇게 진심을 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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