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박건영의 원포인트 입시⑦“드디어 학점제”…학점제 1세대의 첫 성공 시크릿

2025-12-03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 첫 세대는 기존 9등급제가 아닌 5등급 상대평가, 선택과목 중심의 학점 기반 시간표, 그리고 통합형 수능이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첫 대입을 치르게 된다. 대한민국 입시 역사에서 이토록 동시에 큰 변화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수백 건의 생기부를 분석하고, 실제 합격 사례를 추적한 결과 학점제 세대의 성공은 다음 세 가지로 귀결된다.

과목 선택이 곧 ‘성장 스토리’가 된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학생의 과목 선택은 단순한 “시간표 짜기”가 아니다. 학생의 진로 방향성과 학업 성장을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언어가 된다. 예를 들어, 문과 학생이 사회·경제·윤리 탐구 계열 과목을 어떤 순서로 선택했는지, 자연계 학생이 수학·과학 심화 과목을 어떻게 이수해 갔는지는 대학 입학사정관에게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된다.

“이 학생은 자신의 관심을 스스로 선택하고 탐구할 줄 아는가?”

“선택한 과목 속에서 성취와 성장을 입증할 만큼 꾸준한가?”

“전공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을 설계했는가?”

이 질문에 답이 되는 것이 바로 '과목 선택 기록'이다.

실제로 2024년 서울대 합격자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분석한 교육통계(KESS, 대학입학처 자료 요약)에 따르면, 전공 관련 선택과목의 이수 여부가 합격생의 78%에서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단순히 성적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선택했는지”가 학생의 학습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지표가 된 것이다.

예를 들어 공학 계열을 지망하는 학생을 생각해 보자. 이 학생에게 미적분, 기하, 물리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기계공학을 지망한다면 물리학II(학점제 과목명 = 역학과 에너지, 전자기와 양자) 와 같은 심화 과목을 이수했는지 여부가 합격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

반면, 의생명 계열 지망생이라면 화학과 생명과학을 베이스로 실험 설계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과목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상경 계열이라면 경제, 통계, 미적분을 통해 수리적 분석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과목 선택의 과정 자체가 학생의 지적 호기심과 전공 적합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Narrative)'가 되어야 한다.

학점제 고1 생기부에서 이미 입시는 절반이 결정된다

고1 세특·행특·독서의 무게가 달라졌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서 대학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학생을 평가할 때 고1 생기부의 영향력이 커졌다.” 왜 그럴까? 고교학점제의 특징 때문이다. 고1은 공통과목 중심, 고2·3은 선택과목 다양화가 이루어진다. 결국 고1 생기부는 학생의 '기초 학업 역량'과 '학습 태도'를 정의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학년도 학종 합격생 1,242명의 생기부를 분석한 연구(진학협의회 보고)에 따르면, 합격생의 고1 기록은 불합격생 대비 1.8배 더 구체적이며, 전공 탐색 활동이 평균 2.4배 많았다. 즉, 학점제 세대에서 고1 생기부는 더 이상 '준비 단계'가 아니라 사실상 '전공 적합성의 기초 설계도'가 된다.

성공적인 생기부, 즉 '합격하는 생기부'의 끝판왕은 무엇일까? 바로 '깊이'다. 실제 숭실대 물리학과 합격 사례를 보자. 전체 내신이 3.7등급으로 다소 부족해 보였던 이 학생은 물리학I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다. 더 중요한 것은 세특의 내용이었다. '물리가 쉬워지는 미적분'이라는 책을 읽고 스스로 공식을 증명해 보거나, 교과서 밖의 심화 실험을 설계하고 주도하는 모습이 기록되었다. 대학은 전체 평균 등급의 부족함보다, 전공 관련 과목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열정과 깊이를 선택한 것이다.

[서울대 경영 합격자의 창체활동, 지적호기심에서 시작하여 생산적 결과물로 나아간 사례]

노년 여성의 키오스크 불안현상을 조사하며, 카페 키오스크의 사용자 행동을 분석한 결과, 복잡한 초기화면, 과도한 결제 선택지 등 주요 병목 구간을 발견함. 특히 '라떼'라는 명칭 때문에 커피 코너에서 찾았지만, 개념적으로는 커피가 아니므로 음료 코너에 분류되어 있어 혼란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함.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개선안을 제작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개선안의 효용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함. 이후 공익광고 영상도 제작함.

2028 대입개편과 통합수능: 그러나 변하지 않는 핵심은 있다

5등급 상대평가는 많은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5등급 상대평가는 많은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등급 수의 변화'가 아니다.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기준은 바로 '상대적 평가'다. 대학은 최상위, 상위권, 중위권의 기준을 바꿀 뿐 여전히 학생을 기존 방식대로 평가한다.

첫째, 5등급제의 핵심은 '전공 관련 성취도'다. 기존 9등급제에서는 1~3등급이 모두 23%였다. 그러나 5등급제에서는 1·2등급이 34%로 넓어진다. 이 구간에서 대학은 더 세밀하게 묻는다. “과목 선택에서 전공과 일관성을 유지했는가?” “선택한 과목에서 진짜 학업성취를 보였는가?” 특히 전공 심화 과목의 성취도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가 '가장 민감하게 본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둘째, 통합형 수능은 수학과 탐구(과학/사회) 영역의 학습 범위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범위 축소는 학습 부담을 줄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입시 공학적으로는 동점자 양산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대학 입시에서 줄 세우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결국 줄어든 범위 안에서 우열을 가리기 위해 난이도를 통한 변별력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제는 넓게 공부하는 것보다, 좁은 범위를 깊고 집요하게 파고들어 고난도 문항까지 완벽하게 해결하는 '디테일'이 수능 성공의 열쇠가 된다.

변화의 파도를 타는 ‘서퍼(Surfer)’가 되어라

제도가 아무리 요동쳐도 변하지 않는 본질은 있다. 대학은 '공부를 잘할 준비가 된 학생(Academic Readiness)', '전공에 열정이 있는 학생(Major Passion)'을 뽑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5등급제를 '적당히 해도 된다'는 안일한 시그널로 오독(誤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제 진짜 실력으로 승부해야 할 때'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점수 따기 경쟁이라는 족쇄가 느슨해진 틈을 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과목을 파고들며 나만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열린 것이다.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여, 변화의 파도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타고 원하는 대학이라는 목적지에 안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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