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오는 27일 정기 임원인사...이사회에서 인사안 확정 예정
식품군 수장들, '성과주의 시험대 올라'…이영구 부회장 거취 주목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그룹이 오는 27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난해 유임됐던 식품군 수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과주의 인사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인사 환경을 고려하면, 롯데가 지난해와 같이 식품군에서 쇄신보다 안정을 택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식품군 핵심 계열사의 성장 정체가 뚜렷해진 만큼 경영진 평가가 한층 엄격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내수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이 실적에 미친 영향이 큰 만큼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상존한다.

◆ 성과주의 인사 기조…식품군 경영진 시험대 올라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27일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와 각 계열사가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임원 인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롯데그룹은 올해도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은 연초부터 사업 재편과 비용 효율화 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연초부터 고강도 체질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올 한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지난 1월 열린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도 신 회장은 선택과 집중, 고강도 쇄신을 주문한 바 있다.

식품군은 그동안 안정적 매출 구조와 낮은 변동성을 바탕으로 그룹 내 '실적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이 겹치며 올해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
주요 계열사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 이창엽 대표가 이끄는 롯데웰푸드는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 급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연간 영업이익도 뒷걸음질칠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박윤기 대표가 이끄는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누적(1~3분기) 매출은 3조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92억원으로 2.0% 증가해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이창엽·박윤기 대표는 각각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의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어, 임기가 2027년 3월까지다. 아직 1년 4개월 임기가 남아 있다. 다만 철저히 성과에 입각한 인사 기조를 반영할 시 연간 실적 전망과 내년 상반기 실적이 인사 향방을 가를 잣대가 될 전망이다. 조직 안정보다는 경영 능력 검증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들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영구 부회장 거취 주목…세대교체 흐름 변수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부회장,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도 이번 인사의 관전포인트다. 이 부회장은 2020년 말 식품BU(Business Unit) 수장에 오른 뒤 5년째 그룹 식품군을 총괄하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내부에서는 식품군 전체의 실적 부담에도 이 부회장의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3월 롯데칠성음료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4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한 점도 역할 강화로 해석됐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실무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자리로, 신동빈 회장이 빠진 이사회 구성에서 그의 역할이 커졌다는 평가다.
또 롯데칠성 정관에 따라 이영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7년 3월까지 보장돼 있어, 단기적인 보직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롯데 정통맨'으로, 그룹 내 식품 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어 신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이다.
다만 최근 유통·식품업계를 중심으로 강하게 불고 있는 '세대교체' 흐름은 변수로 꼽힌다. 이영구 부회장은 1962년생(63세)으로,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1960년생, 65세)에 이어 그룹 최고경영진 중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 식품군은 그룹 내 안정적 기반 사업이나, 올해는 실적 지표가 약했고 식품업계 세대교체 흐름도 거세, 안정 속 쇄신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난해에는 CEO 모두 유임되며 식품군 인사 기조가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면, 올해는 성과주의 기조가 강할 것으로 전망돼 인사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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