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순종돈을 직접 사육하며 번식모돈을 자체 생산하는 이른바 ‘폐쇄돈군’ 도입 양돈장이 늘고 있다.
종돈업계에 따르면 양돈장의 순종돈 직수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근래 들어서는 국내 종돈장을 통해 순종돈을 구입하는 양돈장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유력 종돈계열화업체 관계자는 “1~2년 전부터 순종돈 판매 비중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폐쇄돈군을 검토하는 양돈장도 적지 않은 만큼 그 비중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종돈계열화업체 관계자 역시 “폐쇄육종 양돈장에 대해 그 어느 때 보다 전향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고객 양돈장과 상호 윈-윈 할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양돈장의 번식모돈 외부 도입 과정에서 질병 전파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ASF 발생 이후에는 방역대 설정과 일부 지자체의 돼지 반입 금지 조치로 인해 번식모돈 확보 자체가 어려운 사례가 잇따르면서 폐쇄돈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모돈 1천두 사육규모 이상의 일부 초대형 양돈장에 국한돼 왔던 폐쇄돈군 운영이 최근 들어서는 모돈 400~500두 사육규모의 중대형 양돈장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식모돈 시장에 집중하며 폐쇄돈군 양돈장의 확산 추세를 경계해 온 종돈업계 역시 최근의 흐름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종돈업계 관계자는 “순종돈 가격이 높은데다 GP농장 확보와 운영에 따른 리스크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번식모돈 판매 감소에 다른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각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역상 잇점은 분명하지만 교배조합 유지나, 각 돈군이 섞이지 않도록 해야 하는 등 관리가 워낙 까다로울 뿐 만 아니라 자칫 폐쇄돈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농장 운영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폐쇄돈군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모돈 1천두 이상은 돼야 한다는게 정설처럼 여겨져 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의 한 연구결과에서는 모돈 1천300두 이상을 적정 규모로 지목하기도 했다.
정P&C연구소 정영철 박사는 “모돈 1천두 규모의 양돈장에서도 폐쇄돈군 운영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결코 쉽게 생각해선 안된다”며 “시설과 인력, 관리 능력 등 사전 철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폐쇄돈군 운영을 위한 컨설팅을 강화하는 등 순종돈 시장 확대 추세에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위험성은 해소되지 않는 게 현실. 양돈농가들의 신중함이 필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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