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테이블코인 열풍, 금융의 판도를 바꾸다

2025-01-09

김형중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 한국핀테크학회 회장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빠른 거래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앞세운 스테이블코인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려는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고객이 단순히 QR코드를 사용해 결제를 끝낸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실제 결제 네트워크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기존 결제망(payment rail)과의 통합이 중요한 이유다.

◆기존 결제망과 스테이블코인의 공존 가능성

스테이블코인은 편리성과 저비용을 무기로 삼는다. 그러나 모든 고객이 스테이블코인만을 사용해 거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존 결제망과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스테이블코인이 아무리 혁신적이라 해도 대중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고객은 QR코드로 결제를 간단히 끝내지만, 그 과정 뒤에는 복잡한 결제망과 예기치 못한 수수료가 얽혀 있다.

특히 금융 접근성이 낮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이나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은 스테이블코인이 진출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기존 결제망이 취약하거나 거의 없는 이들 지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을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의 역사: USDT에서 배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상징적 존재인 테더(USDT)의 초기 모습을 되돌아보자. 2014년 처음 등장한 USDT는 2015년 1월, Bitfinex 거래소에 상장되었을 당시 하루 거래량이 10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2016년에 이르러서야 발행량이 100만 달러를 넘길 정도로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그러나 이제 USDT는 전 세계 금융의 판도를 뒤흔드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USDT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도 준다. 현재 수많은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진입했지만, 하루 거래량이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프로젝트가 대다수다.

◆금융시장의 기본 원칙: 규모의 경제와 대마불사

스테이블코인 시장 역시 다른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가 적용된다. 이는 단순히 기술만으로 성공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지 못하면,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초기 자본 투자 없이 시장에 진입한 스테이블코인은 명함을 내밀기도 전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도 '대마불사' 원칙이 적용된다. 자본력 있는 기업과 프로젝트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장 진입이 늦어진다면,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과 비전을 가진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사라질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다.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전략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금융 혁신을 넘어,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근간을 바꿀 가능성을 지닌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결제망과의 접목, 금융 규제 준수, 그리고 강력한 자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소외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결제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는 이미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냉철히 판단하고,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기술, 자본, 시장 전략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금융의 새로운 판도를 꿈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누가 살아남고, 누가 도태될지 지켜볼 일이다.

info@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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