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량에 비춰볼 때 국민들은 하루에 필요한 탄수화물의 약 40%만 쌀에서 섭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탄수화물 권장량의 60%는 빵이나 설탕 등의 단당류를 통해 채우고 있다는 의미다. 쌀은 비만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과 개인별 건강 상태에 맞는 다양한 쌀 섭취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농협이 개최한 쌀 관련 포럼에서 김훈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이같은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설정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라 하루 필요한 열량을 평균 2005㎉(6세 이상 남녀)로 권장한다. 만성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이 중 60%를 탄수화물로 섭취할 것을 추천한다. 하루에 필요한 열량에서 1203㎉는 탄수화물에서 얻어야 건강하게 생활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으로, 이를 1일로 환산하면 154.5g이다. 쌀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 비율 77.9%를 적용하면 쌀로 하루 약 120.3g의 탄수화물을 섭취한 것이다. 보통 탄수화물 1g이 에너지 4㎉로 전환되므로, 국민들은 하루 481.2㎉의 열량을 쌀밥에서 얻는 셈이다. 탄수화물 하루 권장량을 모두 섭취(열량 1203㎉)한다고 가정할 때 하루 필요량의 40%만 쌀밥에서 얻는 게 현실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쌀의 주성분이 탄수화물이라는 이유에서 비만의 적으로 몰렸는데, 이 수치만 봐도 쌀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없다”며 “오히려 빵이나 설탕 등의 단당류를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더 많고, 이 부분이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쌀에는 탄수화물 외에도 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하고, 쌀밥 식단에선 각종 영양소를 반찬에서 얻을 수 있어 서양식에 비해 영양 면에서도 균형이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미는 당 지수가 현미보다 다소 높기 때문에 혈당이 걱정이라면 ‘현미식’을 고려할 수 있다”며 “특히 ‘발아현미’나 ‘배아미’는 일반 현미에 비해 소화가 잘되고 칼슘과 마그네슘, 신경전달물질인 가바 등이 풍부한데, 소비자에게 쌀에 대한 바른 정보를 더 많이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김해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