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디딤돌 대출, 수도권 신규분양 금리 0.1%P 오른다

2025-03-20

정부가 이달 24일부터 수도권 신규 분양 주택을 담보로 디딤돌대출을 받을 때 적용하는 금리를 0.1%포인트 올린다.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받을 수 있던 우대금리의 적용 기한도 짧게는 4년으로 대폭 줄인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 시장 안정화 방안의 후속 조치인데 사후 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도시기금 대출 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을 전달했다.

개정안에는 신규 분양 주택을 담보로 디딤돌대출을 받을 때 지역에 관계없이 일괄 적용하던 0.1%포인트 우대금리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지방 미분양 주택담보대출에만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뒤집어보면 수도권 신규 분양 대출은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는 셈이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한 금리 혜택도 줄인다. 기존에는 미성년 자녀가 한 명만 있어도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대출 만기(디딤돌대출 기준 최장 30년)까지 적용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디딤돌·버팀목대출 관련 우대금리 적용 기한을 각각 5년, 4년으로 제한한다. 소비자가 미성년 자녀에 대한 우대금리를 선택하면 생애최초 주택 구매 등 다른 우대금리 항목을 추가 신청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개정안은 24일 신규 대출 심사 때부터 적용한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일과 같다. 금융계에서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 막차 수요가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서울경제신문이 강남권 일대 지점을 돌아본 결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라 사전에 대출을 받기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는 이들은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출 관련 문의는 크게 늘었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모집법인 관계자는 “정부의 토허제 발표 이후 갭투자자들의 상담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24일 이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냐’는 식의 문의가 가장 많다”고 전했다.

일부 비대면 대출 상품의 판매 중단도 벌어지고 있다. 한동안 ‘오픈런’이 발생했던 하나은행의 모바일 주택담보대출은 이날도 오전 9시 20분에 대출이 중단됐다. KB국민과 신한·NH농협은행의 경우 일시 중단까지는 없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다가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정책 대출 금리를 급하게 올리는 꼴”이라며 “가계부채 정책이 완전히 꼬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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