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기술의 삼성'으로

2025-11-25

삼성전자가 25일 내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성과에 바탕한 과감한 발탁과 전략적 배치, 미래 대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평가된다. 새 진용이 갖춰졌으니, 2026년 새로운 삼성전자의 모습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올 초만 하더라도 위태로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글로벌 공급 지연 등이 맞물리면서 역대 가장 우려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3분기부터 절치부심한 노력이 실적으로 나타났고, 주가도 11만 전자까지 찍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51명을 비롯해 총 161명에게 승진 임원을 달았다. 지난 2021년 이후 5년 연속으로 줄여오던 임원 승진자수를 다시 늘렸다. 특히 올해가 역대 최소 승진 기록이었다면 내년 다시 확실하게 턴어라운드시킨 것이다.

안팎에선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한 자존심이자, 본원 기술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핵심 임원들을 전진배치했다는 말이 나온다. 또 이젠 대세가 된 인공지능(AI), 로봇 분야 이니셔티브를 확고히 잡고 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관련 기술 리더들을 많이 발탁했다.

한때 기술분야 등한시가 곧 삼성전자의 불안으로 연결된다는 공식을 꿰뚫는 포석도 읽힌다. 전자 주력분야 모든 곳에서 기술분야 핵심인력들을 키워 미래 삼성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기술 중시 인사 경향은 주요 전자 계열사들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 디스플레이·전기·SDI 도 초격차 기술 개발을 주도하거나, 시장확대· 생산성 확대 공로가 큰 주역들을 대거 승진시켰다. 이들 회사도 전체 분위기처럼 새해 사업과 시장 확대 쪽으로 승진 인력을 늘려잡은게 공통적 특징으로 꼽힌다.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보면서 2026년이 아주 공격적인 한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창사 이래 가장 우려스러운 시기를 딛고 일어섰으니, 이제 그만큼 더 크고 높게 뛰겠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술 중심 인사는 원래 그랬던 곳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제 실적이든, 주가든, 외부 평가든 이전과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일이 남은 셈이다.

2026년 새해, 많은 중요 이벤트가 삼성전자 앞에 대기하고 있다. HBM4를 시발로, 트라이폴드폰 등 삼성그룹 전체 성장 이정표를 다시쓸 시간을 앞뒀다. 이번 임원 인사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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