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악몽 끝낸 현대차, 올해 인사는 '안정 속 혁신'

2025-11-25

관세 리스크를 벗어난 현대자동차그룹의 연말 인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재계의 흐름이 '관록보다 패기'에 방점을 찍은 파격 인사였던 만큼, 현대차가 어떤 기조를 선택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 조직 재정비에 나설 전망이다. 통상 11월 중순에 발표해 왔지만 올해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 굵직한 현안이 겹치며 발표가 다소 늦어졌다. 늦어도 내달 초에는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말 인사는 '3고(高) 경제'와 미·중 갈등, 미국발 관세 압박, AI 기술 전환 등 복합 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선제적 리스크 대응에 나서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인사는 곧 내년 사업 구조 재편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예고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차·현대트랜시스·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계열사의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두 곳만 사장 교체를 단행했던 2023년과 비교해 폭이 훨씬 넓었다. 특히 장재훈 부회장 승진, 호세 무뇨스 첫 외국인 CEO 발탁, 외교통 성 김을 전략기획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파격 행보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혁신 인사가 올해 글로벌 불확실성 대응에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서, 이번 인사는 파격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종료되는 CEO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등이다. 미국발 관세 충격 속에서도 계열사들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만큼 다수 CEO의 재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관심은 첫 외국인 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에 쏠린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에서 수익성이 떨어졌으나 판매량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성과를 냈다. 여기에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그룹이 '안정 속 혁신' 기조를 취하며 다시 한 번 무뇨스 체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인사는 리스크 관리에 이어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 강화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사상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AI·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AI·로봇·SDV 중심의 인재 발탁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를 이끄는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의 유임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을 중심에 둔 인사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글로벌 리스크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어느 정도 위기를 추스르고 내부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며 "관세 이슈가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AI·로봇·SDV 중심의 미래 기술 경쟁력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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