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2025학년도 첫 학기가 시작됐다. 도입 첫 해이기에 사용을 결정한 학교도 있는 반면 일부 학교는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도입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경기도 내 학교 약 40%가 AI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디지털교과서는 지난해 교육부가 3대 교육개혁 과제인 '디지털 교육혁신'의 일환으로 추진한 정책이지만 사전 준비 미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잡음이 일며 '졸속 추진' 논란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여야간 정쟁 문제로 불거지며 AI디지털교과서의 교과서 지위를 두고 정부와 국회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올해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학교 현장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히며 각 시도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시도별 채택율에도 차이가 벌어진 모습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국내 학교 1만 1921개교 중 32.4%인 3857개교가 AI 교과서를 채택 혹은 채택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구 지역은 100%의 채택율로 가장 높았으며 세종 지역이 8%에 그쳤다.
AI디지털교과서 채택에 대해서는 경기 지역 학교도 44%의 채택율을 보이며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히 도입 첫 해인 만큼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결정한 학교도 일부 학년, 일부 과목에 활용하는 방안으로 결정한 곳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AI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원의 한 초등학교 교감 A씨는 "올해 영어 과목에 대해 일부 학년만 AI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단독 사용이 아닌 서책 교과서와의 병행 사용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학교 자율로 AI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고 이후 확대 적용하겠다는 정부 정책 방향을 고려해 일부 학년, 일부 과목에 도입을 결정한 것"이라며 "AI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부정적 소문만 듣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전면 도입을 맞이할 경우 학교 혼란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부 시행을 통해 AI디지털교과서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학생, 교사들의 입장에서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AI디지털교과서 교과서를 도입하지 않기로 한 학교의 경우 정책의 불확실성 등 이유로 채택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교사 B씨(38)는 "이미 학생들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을 하고 있어 AI디지털교과서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도입 여부와 교과서 지위를 두고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 이같은 상황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국 AI디지털교과서 채택율이 32.4%라고는 하지만 실제 수업에서 교사들이 활용을 안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단 채택하고 사용은 나중에 하자'는 생각으로 도입을 결정한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뜀했다.
학교 현장에서의 AI디지털교과서 '실제 활용도'는 이번 학기가 끝나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 현장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I디지털교과서의 실효성과 효과를 두고 교육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경기도교육청은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적극 추진하며 사용을 원하는 학교를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AI디지털교과서의 향후 지위와 존속 여부도 2025학년도 1학기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디지털 교육 확대를 추진하는 임 교육감의 정책도 학교 현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