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한국 야구는 계속해서 김도영(KIA)의 시간이다. ‘지배의 시간’, ‘세계를 놀라게 한 시간’에 이어 이제는 ‘수확의 시간’이다.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이하 한은회)는 20일 올해의 선수로 김도영을 선정했다. 한은회는 오는 12월1일 열리는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올해 최고 선수로 김도영을 선정하고 시상식과 함께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원하는 장학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김도영은 이번 시즌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7의 눈부신 성적을 냈다.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최소경기 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득점 기록 등 온갖 기록들을 모조리 갈아치우며 KBO리그를 그야말로 ‘지배’했다.
‘지배의 시간’ 이후에는 ‘세계를 놀라게 한 시간’이 찾아왔다. 김도영은 한국시리즈까지 끝낸 뒤 쉴틈없이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에 승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에 참가했다.
대회를 앞두고 WBSC, MLB닷컴, 그리고 조별리그가 열린 대만의 언론들이 하나같이 김도영에게 집중하며 관심을 보였는데, 김도영은 보란듯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냈다.
3-6으로 패한 대만과 첫 경기에서는 1타점 2루타를 포함해 3타수1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로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유감없이 뽐냈고, 이어진 쿠바전에서는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를 차지했던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쳐낸 만루홈런에 솔로홈런 하나를 더 보태 멀티홈런 경기를 펼쳤다. 이후 일본전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도합 6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지만, 마지막 경기였던 호주전에서 다시 홈런 포함 5타점 경기를 펼치면서 타율 0.412, 3홈런, 10타점의 무시무시한 성적으로 전세계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 WBSC는 김도영이 호주전 6회말 홈런을 치자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IM-pressive start!’라고 올리기도 했다.
프리미어12까지 모두 마친 김도영은 이제 ‘수확의 시간’을 즐길 준비만 남았다. 이번 한은회 시상식은 시작일 뿐이다. 최우수선수(MVP), 골드글러브는 수상을 못하는게 이상할 정도로 수상이 확실시 된다. 여기에 연말에는 크고 작은 시상식이 연달아 열리는데, 김도영이 단골손님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정규시즌, 그리고 프리미어12 기간의 부담감은 내려놓고 즐기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