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韓엔 이지스함 핵심 체계 수출 거부

2025-10-19

표적 정보 등 공유 ‘협동교전능력’

호주 호바트급·日 마야급엔 제공

한국만 구체 이유 명시 않고 불가

軍, 독자적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기존 체계와 연동 가능성 불투명

‘바다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함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협동교전능력(CEC)이 한국 해군에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함 6척을 확보하려는 해군은 미국 측에 CEC 도입을 타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주·일본에는 CEC를 제공한 미국이 같은 동맹국인 한국에는 수출하지 않으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19일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해 6월 미 해군 측에 서한을 보내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과 SM-3·6 함대공미사일 확보 등을 추진 중이지만, CEC 미탑재로 초수평선, 장거리 대공표적 대응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수출 가능성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은 같은 해 8월 답신에서 “미 정부의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은 한국에 대한 CEC 수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거부의 이유로 밝힌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호주는 2018년 호바트급 이지스함, 일본은 2020년 마야급 이지스함에 CEC를 탑재한 전례가 있지만, 한국에는 CEC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CEC는 여러 함선과 항공기에서 레이더 등으로 추적·확보된 표적정보를 고용량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융합·분배해서 공통 표적을 산출, 원격교전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군함에 탑재된 레이더는 지구 곡률(지구의 둥근 모양으로 발생하는 곡선) 때문에 저고도로 수평선 너머에서 날아오는 순항미사일이 가까이 접근했을 때 포착이 가능하다. 서로 다른 지점에 있는 군함들이 수집한 표적정보를 실시한 융합·제공하면, 개별 함정이 자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초수평선 너머 공중표적도 다른 군함의 데이터를 활용해 추적·식별해서 장거리 요격미사일을 발사·파괴할 수 있다. 그만큼 대공전투 거리 및 횟수가 늘어나서 군함과 함대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있다. 미 해군은 CEC를 운용하면 함대의 방공능력이 기존보다 수 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판매 거부에 따라 해군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미국 CEC와 유사한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는 국산 레이더와 함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전투함에선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산 전투체계를 쓰는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선 한·미 간 체계 연동 및 통합 여부 등이 불확실해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신형 대함·순항미사일과 구축함 최현호 등을 통해 원거리 해상타격능력을 강화하는 상황을 감안, 추가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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