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위' 다진 대한항공···'신성장동력' 조원태의 도전은 계속

2025-08-12

'통합 대한항공'을 이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도전은 계속된다. '합병'이란 오랜 숙원을 푼 조원태 회장은 본업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와 방위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최근 몇 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본업인 여객·화물 사업에 그치지 않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행보다.

실제 R&D 비용은 2021년 373억9200만원에서 ▲2022년 452억3300만원 ▲2023년 523억2400만원 ▲2024년 801억7000만원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도 1분기까지 156억4000만원을 투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75년 항공우주사업본부를 설립한 뒤 군용기 유지·보수·정비(MRO), 무인기 및 항공기체 개발 등 관련 사업을 영위해 왔다. 국적항공사 중 유일하게 항공우주 관련 R&D센터를 별도로 운영하며 유·무인 항공기 전 분야에 걸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4월에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부천에 '미래항공교통(UAM) & 항공안전 R&D 센터' 신설을 추진키로 했다.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매출도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은 ▲2021년 3667억원 ▲2022년 4910억원 ▲2023년 5407억원 ▲2024년 5930억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이후 연평균 7%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외형적 성장과는 달리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2020년 128억원 ▲2021년 369억원 ▲2022년 6억원 ▲2023년 113억원 ▲2024년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에 오른 2017년부터 일찌감치 항공우주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계속되는 적자에도 꾸준히 투자 규모를 늘려온 것 역시 항공우주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조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린 유례없는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자산 매각 목록에서 항공우주사업을 제외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일련의 사태는 변동성이 큰 여객·화물 사업에 대비해 미래 먹거리를 육성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한숨 돌린 조 회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항공우주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도약을 앞두고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은 대형 방산 프로젝트 수주를 통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들어 '9613억원 규모' 육군·공군의 특수작전 수행용 다목적 헬기 '블랙호크' UH-60의 성능 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실질적인 성과도 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업에서 총 36대 헬기의 조종실 디지털화, 엔진 및 생존 장비·통신 장비 업그레이드, 창정비 통합, 전력화 지원 등 전 범위 성능 개량을 맡게 된다. 이미 30년 넘게 UH-60 헬기 생산과 정비를 맡아온 만큼 사업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도 기회를 틈타 항공우주사업 저변을 넓히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외 업체들과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이달에도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과 한국 및 아시아·태평양 무인 항공기 분야의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협력합의서(TA)를 체결하며 무인기 사업을 강화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최고 무인기 체계업체 대한항공과 뛰어난 SW 기술을 보유한 안두릴의 협력은 국군의 무인기 임무자율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무인기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이 본격적인 수익 확보 수순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방산 호황 속에서 낙수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수요와 공급 상황이 정상화된 항공 운송 시장에서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회복을 넘어 성장을 바라볼 수 있는 항공사"라며 "아직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안 되지만, 미래 먹거리로서 항공우주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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