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흥국생명, 김연경 마지막 무대를 더 빛나게 했던 ‘조연’···이고은·신연경·정윤주에 외국인 트리오까지

2025-04-08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존재감이 절대적인 팀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김연경이 ‘전부’는 아니었다. ‘어(차피)·우(승은)·흥(국생명)’이라는 평가에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친 지난 두 시즌과 확연히 달랐던 것은 김연경 외 다양한 옵션을 만들며 불안요소를 지웠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전 김연경, 김수지를 제외한 주축 멤버들에 변화가 컸다.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세터 이고은, 리베로 신연경을 영입했다. 다시 우승에 도전하려는 팀으로서 살림꾼 자리인 세터와 리베로를 모두 교체하는 이례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이적생 둘은 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1라운드를 6전 전승으로 마감한 뒤 “두 선수가 팀이 다른 배구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특히 이고은의 노련한 경기 조율에 대해서는 “이번 시즌 팀이 업그레이드된 부분 중 하나”라고 만족해했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듀오 영입도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외국인선수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튀르키예)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최하위로 지명했다. 투트쿠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그가 뛸 때 블로킹과 수비 지표를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더했다.

아닐리스 피치(뉴질랜드)는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지명한 196㎝의 미들블로커 황 루이레이(중국)와 결별하면서 개막 직전에 합류한 선수다. 183㎝의 단신 미들블로커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탄력과 민첩성으로 팀의 전술적 다변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호평받았다. 시즌 도중 투트쿠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일시 대체선수 마르타 마테이코(폴란드)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쳐 반등 효과를 만들었다.

투트쿠와 피치의 존재감은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5차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03년생 아웃사이드히터 정윤주의 성장도 반갑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후위로 내려갈 때 불안해지는 팀 전력이 오랜 고민이었는데, 그 자리를 입단 4년차 정윤주가 채웠다. 과감하면서도 빠른 공격 능력에 강한 서브 등으로 흥국생명의 새 활력소가 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개막 14연승, 이후 후반기 11연승 등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역대 최소 경기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관장을 누르고 통합 우승까지 달성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거의 확정한 시즌 막판 “흥국생명은 이전과 다른 팀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팀으로서 더 견고한 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팀’으로 지난 두 시즌과는 다른 피날레를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조연’들이 마지막 현역 무대에 선 ‘주연’ 김연경을 더 빛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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