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채용 청탁’…가지 뻗는 ‘명태균 게이트’ 수사

2024-11-25

정치 브로커 명태균(54)씨가 ‘아들 대통령실 취업 청탁 대가’로 경북 한 재력가 A씨한테 돈을 받았단 의혹과 관련해 강혜경(47)씨는 “(A씨가) 청탁 대가로 1억원을 건넨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런 강씨 진술을 토대로, A씨와 대통령실 6급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아들을 불러 조사한다. 검찰 수사가 ‘공천 개입’에 이어 ‘인사 청탁’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아들 청와대 넣어 주기로”…명태균 녹취 확보

강씨는 25일 오전 10번째 검찰 조사를 위해 경남 창원지검에 출석하면서 “명씨 역할 때문에 (A씨 아들이) 윤석열 캠프에도 들어갔고, 나중에 대통령실까지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강씨는 “명씨 본인이 ‘힘을 썼다’고 했는데, 정확히 누구한테 얘기해서 취업하게 했다는 것은 모른다”고 했다.

법조계와 강씨 등에 따르면 명씨가 운영에 관여한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7월 경북 안동의 한 사업가에게 2억원을 빌렸는데, 이 중 1억원은 재력가 A씨가 낸 돈으로 파악됐다.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었던 강씨가 명씨에게 ‘(안동 사업가가) 돈을 갚으라고 독촉한다’라고 말하자, 명씨가 ‘(1억원은) A씨 아들을 청와대에 넣어 주기로 했으니 안 줘도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강씨는 이 대화가 담긴 2021년 9월 녹취 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한 두 번 인사하러 와”…아들 경력도 만들어줘

이 과정에서 명씨 측이 A씨 아들의 경력을 부풀린 정황까지 드러났다. 지난 24일 강씨 측은 A씨 아들이 2021년 7월부터 미래한국연구소에서 근무했다는 4대 보험 사업장 가입자 명부를 공개했다 강씨는 “(A씨 아들이) 미래한국연구소에 한두 번 인사하러 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사실상 근무하지 않았단 취지다.

검찰은 조만간 재력가 A씨와 그의 아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에 2억원을 전달한 안동의 한 사업가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2억원은 연구소에 빌려준 돈이고 1억원은 A씨가 자신에게 투자한 것일 뿐’이라며 A씨 청탁이 아니란 취지로 반박했다고 한다.

명, 또 공천 개입? …조은희 “허무맹랑한 소설”

명씨가 2022년 6월 열린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64·국민의힘) 전 의원 이외 조은희(63·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도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나타났다. 최근 공개된 2022년 6월 대화 녹음을 들어보면, 명씨는 지인에게 “아까 조은희 전화 왔더라고. ‘저 조은희도 만들어 주셨고 김영선도 만들었으니까 이제 우리 명 대표님은 이제 영남의 황태자십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명씨는 “그래서 (조 의원에게) ‘대통령 내외분께서 해주신 것이지 제가 한 게 아니다’”라고 지인에게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2022년 2월 통화 녹음에서 명씨는 강씨에게 “(경선에서 조은희) 과반이 안 넘을 테니 결선투표에 갈 것”이라며 “그러니까 설문지에 조은희-이혜훈 1:1 결선 문항을 추가하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갑 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수정하라는 지시다. 이에 강씨가 책임당원 명부 출처와 비용 입금 증빙 문제 등을 우려했지만, 명씨는 ‘책임당원 명부 출처는 후보자’라며 “(비용 증빙은) 문제되면 나중에 만들면 되지, 조은희인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명씨가 조 의원에게 당원 명부를 받아서 불법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마디로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2022년 2월 8일 명씨가 전화를 해, ARS 조사를 돌려서 추세를 알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며 “이에 ‘내일모레 경선인데 지금 추세를 알아보는 것이 무슨 의미냐’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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