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뱅킹 고도화' 하나·우리·농협 IT투자 늘렸다

2025-10-28

코어뱅킹 시스템 고도화에 나선 하나·우리·농협은행이 올해 IT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도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은행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우리·농협은행 무형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3.9%, 하나은행 16.9%, 농협은행이 34.2% 늘었다.

은행의 무형자산은 영업권과 소프트웨어·IT플랫폼이 중심인 기타무형자산으로 구성된다. 기타무형자산만 따로 집계하면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은행 6.2%, 하나은행 16.9%, 농협은행 34.6%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시스템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전환을,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코어뱅킹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소프트웨어 개발비와 시스템 구축비가 무형자산으로 자본화되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해 차세대 시스템 전환을 일단 완료한 신한은행과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KB국민은행은 무형자산이 감소했다. 이는 시스템 감가상각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2023년 '더 넥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전환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들어 신규 투자보다는 시스템 안정화에 주력 중이다. 신한은행 기타무형자산 규모는 올 상반기 약 8800억원 수준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

국민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전환을 2030년까지 장기 프로젝트로 설정했다. 메인프레임 기반 코어뱅킹1은 2030년까지 완전 전환하고, 코어뱅킹2는 타 업무와 연계성이 낮은 업무부터 시작해 비대면 금융 서비스 핵심 기능까지 클라우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2030년 가동을 목표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력을 갖춘 제2데이터센터를 설립을 추진 중이라, 향후 5년간 IT 투자액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IT투자를 늘리는 것이 시스템 고도화가 곧바로 보안 강화나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은행 IT투자는 대규모 전산. 플랫폼 교체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IT자산 확대 과정에서 보안 투자 비중을 높이고, 상각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운영·유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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