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경험 둘이 합쳐 0, 외국인 명가 NC의 실험 이번에도 ‘잭팟’ 터질까

2025-12-28

둘이 합쳐 빅리그 경험 ‘0’. 전통의 외국인 명가 NC가 내년 시즌 새 실험을 시도한다. 메이저리그(MLB) 경력 없는 라일리 톰슨과 커티스 테일러로 선발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NC는 지난 11일 테일러와 총액 90만 달러로 계약했다. 테일러는 2016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 지명을 받았지만 빅리그 데뷔는 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8년, 멕시코리그와 독립리그에서 모두 3년을 뛴 게 커리어 전부다. 같은 날 재계약을 확정한 라일리 역시 빅리그 경험이 없다. 마이리그에서 5년을 뛰고 올해 NC에서 KBO리그 첫 시즌을 치렀다.

KBO리그를 두드리는 외국인 선수들 경력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제반 환경이 좋고, MLB 복귀를 위해서도 한국이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 선수가 왜 한국에 왔느냐’는 말이 나오는 선수들이 심심찮게 KBO리그 유니폼을 입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두산에서 뛴 콜 어빈이다. MLB 통산 6시즌 동안 28승을 올렸고, 바로 지난해에도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투수가 한국 야구 마운드에 올랐다.

새 시즌 각 구단 외국인 투수들도 절대다수가 빅리그를 경험했다. SSG가 1자리를 공석으로 남겼을 뿐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19명 면면이 확정됐는데, MLB 이력이 없는 투수는 NC 2명을 포함해 4명뿐이다. 외국인 투수 둘 다 MLB 무경력자로 채운 구단은 NC뿐이다. NC 구단 입장에서도 빅리그 경험 없는 원투 펀치는 첫 시도다.

MLB 경력이 KBO리그 성적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라일리가 올해 172이닝 동안 삼진 216개를 솎아내며 17승(7패)로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반면 MLB에서 5시즌을 던졌던 로건 앨런은 7승 12패 평균자책 4.53으로 기대만 못 했고, 결국 NC와 결별했다. 경력만 따지면 독보적이었던 두산 어빈 역시 8승 12패 평균자책 4.48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당초 NC는 에릭 페디, 카일 하트 등 구단이 배출한 빅리거들과 재결합을 기대했다. 이들과 협상이 어긋나자 빠르게 ‘플랜 B’를 가동했다. 페디, 하트 수준의 빅네임이 아니라 지금 실력을 최우선으로 뒀다. 그 결과가 테일러다. 임선남 NC 단장은 테일러 계약 직후 “새로 살핀 후보 중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MLB 경험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NC는 라일리와 테일러가 상반된 유형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라일리는 평균 구속 150㎞ 직구에 낙차 큰 커브가 위력적인 투수다. 테일러는 힘 있는 직구에 스위퍼가 주 무기다. 라일리가 존 위아래를 집중 공략한다면 테일러는 좌우를 폭넓게 쓴다. 라일리가 다소 와일드한 유형이라면 테일러는 안정적인 제구가 돋보인다.

NC는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를 가장 잘 뽑는 팀 중 하나다. 드류 루친스키에서 페디, 하트, 라일리로 이어지는 에이스 계보는 10개 구단을 통틀어도 첫손에 꼽힌다. 그러나 투수 2명 다 최정상급 활약을 한 사례가 많지 않다. 올해 라일리, 로건 이전에 외국인 투수 둘 다 규정이닝을 넘긴 건 5년 전인 2020년이 마지막이었다. 외국인 원투 펀치의 동반 활약은 매년 반복되는 숙제와도 같다. 경력이 아닌 실속에 무게를 둔 NC의 선택이 내년 시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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