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vs 쿠팡, 배달앱서 ‘퀵커머스’ 힘겨루기

2025-11-25

쿠팡이츠, GS25 이어 CU도 입점…편의점 손잡고 상품 경쟁력 강화

이마트·홈플러스는 배달의민족 ‘장보기’ 입점, 쿠팡과는 ‘거리두기’

퀵커머스 급성장에 ‘블루칩’ 부상…대형마트 식품 경쟁력 십분 활용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유통업계 배송 속도 경쟁이 가열되면서 대형마트와 쿠팡이 퀵커머스 서비스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전선이 형성된 곳은 배달앱 시장이다. 주요 대형마트가 배달의민족(배민)에 입점하며 견제구를 던지자, 쿠팡은 편의점과 손잡으며 응수하는 모양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부터 자사 배달앱 ‘쿠팡이츠’ 내 ‘장보기·쇼핑’에 편의점 CU를 입점시켰다. 지난 8월 입점한 GS25에 이어 CU까지 품으면서 쿠팡이츠는 편의점 양강 업체를 모두 확보하게 됐다. 쿠팡은 지난 2021년부터 직매입 기반 ‘이츠마트’를 시범 운영했으나, 8월 서비스를 종료한 뒤엔 플랫폼 전략으로 선회했다.

쿠팡이 편의점과 손잡은 것은 전국에 구축된 편의점 물류망을 활용해 부족한 상품 소싱 능력과 배달 속도를 보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GS25와 CU는 모두 자체 퀵커머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자 확대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쿠팡과의 협력을 택했다.

실제로 GS25의 경우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한 뒤 최근 3개월여간(8월27일~11월23일) 퀵커머스 매출이 전년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GS25와 GS더프레시는 각각 전국 5000여 개, 500여 개 매장에서 쿠팡이츠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입점한 CU도 서울 지역 매장 1000개를 시작으로 내달 초까지 전국 6000여개 서비스 점포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배달앱에 입점하며 월간 이용자수(MAU)를 확보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편의점이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배달앱 3사에 모두 입점한 것과 달리, 대형마트는 쿠팡이츠와는 아직 거리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에 주도권을 내준 대형마트들이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쿠팡이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견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퀵커머스 시장의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2020년 약 3500억 원에서 올해 약 5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부진 속에서도 연평균 2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통업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퀵커머스 소비자 구매 품목 중 신선식품 등 먹거리 비중이 높아 상품 소싱 역량을 온전히 경쟁력으로 발휘할 수 있다.

대형마트는 퀵커머스 서비스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그룹 계열사 쓱(SSG)닷컴을 통해 ‘바로퀵’ 서비스 운영 점포를 확대하며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마트 점포 상품을 1시간 내외에 배송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자체 온라인 서비스로 방향을 틀었다. 자체앱 ‘제타’를 중심으로 새벽부터 심야까지 2시간 단위 배송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입점은 더 많은 고객층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특히 플랫폼은 ‘록인(Lock-in)’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만큼, 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커머스 모두 초기 이용자 확보에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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