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7월 김 여사 일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경찰 간부 인사 명단’을 발견했지만, 이를 확보하는 건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지난 7월말 김 여사의 어머니 최모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금고에서 현직 경찰 간부들의 이력이 적힌 명단을 확인했다. 이 명단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요직을 맡으면 잘 수행할 것’이라는 취지의 문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금고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5돈의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 등이 함께 보관돼 있었다.
하지만 특검팀은 경찰 인사 명단과 당선 축하 카드의 실물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물건들은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혐의로 압수영장을 재청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에서 발견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목걸이 모조품과 이우환 화백 그림 등은 당일에 새롭게 영장을 재청구해 발부받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압수수색은 양평공흥지구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뤄졌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당일엔 문건과 카드를 사진만 찍어두고 지난달 영장을 재청구하려고 했지만 이 물건들은 이미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김모씨 등을 수사방해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근 특검보는 지난달 19일 정례브리핑에서 “특검은 김건희씨 오빠의 장모 및 김씨 모친 사무실에서 김씨가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각종 물품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김씨 친인척의 증거 은닉 및 수사 방해 혐의를 본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