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연구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에 기여한 일등공신으로 꼽힙니다. 머스크는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로 여러 빅테크를 창업해 610조원 규모의 자산을 일군 ‘천재’ 기업가입니다. 전기차를 대중화하고 민간 우주사업 시대를 여는 등 꿈을 사업으로 구현했습니다.
“평생 민주당만 찍었다”는 그가 더 큰 꿈을 위해 보수로 ‘전향’해 트럼프와 손잡았습니다. 그가 트럼프를 통해 이루려는 꿈은 뭘까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그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통상·외교·국방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박현영 기자가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포함해 ‘퍼스트 프렌드’로 등극한 머스크를 집중 해부합니다.
2021년 8월 5일 미국 백악관 남측 잔디광장 사우스론.
눈부신 햇살 속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동차업계 관계자 수십 명 앞에 섰다. 그의 뒤로는 스텔란티스의 지프 루비콘 전기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허머 전기차가 나란히 서 있었다.
바이든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미자동차노조(UAW) 관계자들을 호명하며 “세계 최고 자동차 노동자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빅3 자동차 회사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를 소개했다.
바이든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재킷을 벗고 흰 셔츠 차림으로 지프 전기차에 올라탔다(아래 사진). 직접 시동을 건 뒤 사우스론을 둘러싼 아스팔트 길을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아마도 백악관은 이날 열린 ‘전기차(EV) 서밋’ 행사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을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철학이 녹아 있는 청정에너지 홍보, 지지 기반인 자동차노조 격려, 79세 고령을 불식시킨 역동적 이미지 -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훗날 바이든과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정권을 빼앗기게 된 결정적 장면 중 하나라는 것을 당시 백악관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