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체가 산처럼 쌓인다"…러, 무모한 '자살 돌격대' 정체

2025-08-07

우크라이나의 드론전에 호되게 당한 러시아가 비장의 한 수를 빼들었다. 2차 세계대전 영화에서나 볼법한 오토바이 부대가 그것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포크로우스크 총공세에 나선 러시아군이 중국산 오토바이를 활용한 소모전으로 전황 변경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본격 침공하던 당시 참호 대 참호가 맞붙는 ‘선형 전선’을 상정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두터운 인의 장벽을 뚫기 위해 대규모 보병과 기갑전력을 동원했다. 그러나 실제 우크라이나와 접하면서 러시아의 구상이 크게 틀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러시아군의 보병과 기갑전력이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이다. 전방과 후방이라고 하는 선형 전선의 개념 역시 희미해졌다. 드론의 활약으로로 양쪽 모두 완전히 확보하지 못한 중간지대가 확대됐고, 이를 조금이라도 많이 확보하는 게 전장 장악의 핵심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꺼내든 게 2차 대전식의 오토바이 전술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방어선에 생긴 미세한 틈을 노리는 소규모 보병 투입 전술로 바꾼 것이다. 매일 10~20명의 러시아군이 싸구려 중국산 오토바이를 타고 교착 상태에 빠진 전선의 중간지대를 향해 시속 약 80㎞로 돌진한 뒤 우크라이나군 진지 사이에 참호를 파는 방식이다. 목표는 우크라이나군의 박격포와 드론 운용팀 등 후방 병력 타격, 그리고 보급로 차단이다.

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은 “보병 전력 부족으로 전선이 넓어지는 상황에서, 방어 진지 사이에 200~300m 간격이 생기는데 러시아군이 그 틈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소탕에 성공하지만 놓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의 오토바이 전술은 무모한 측면이 있다. 병력의 약 75%가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사살 당하거나 포로로 잡힌다고 한다. 지난해 러시아가 오토바이 전술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크라이나군은 허둥댔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대응이 어렵지 않은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군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동부 포크로우스크 전선에서 100여대의 오토바이를 동원해 공세를 펼쳤지만, 오토바이 부대 병력의 대부분은 귀환하지 못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를 두고 “푸틴의 오토바이 자살 돌격대(suicide bikers)”라고 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오토바이 부대의 피해 영상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우크라이나 언론인을 인용해 “오토바이 부대가 궤멸 당한 곳은 공동묘지 같은 진짜 지옥”이라며 “매일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러시아군이 오토바이 전술을 고집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압도적 병력 차를 토대로 끊임없이 돌격을 반복하면 우크라이나군에 피로가 쌓이고 방어선에 균열이 가기 마련이라서다. 도네츠크주에서 복무 중인 한 우크라이나군 간부는 “러시아군 오토바이 부대의 죽음이 헛되지는 않다”며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우리는 과부하에 걸리게 된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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