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보고 싶다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가라.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 미국 뉴욕에 버금가는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두바이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지구상에는 자원이 풍부하면서도 빈국으로 살아가는 나라도 많다. 풍부한 자원만으로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 발전이 자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두바이는 UAE 전체 석유의 4%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두바이는 사막의 기적을 만들었다. 무엇이 오늘의 두바이를 가능케 했는가.
첫째, 지도자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리더십이다. 두바이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허브로의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 두바이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관광과 무역 허브로 만든다는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최고층 빌딩을 세웠고, 야자수 나무를 본뜬 인공섬을 조성하고 초호화 호텔과 빌라를 지어 엄청난 돈을 벌었다.
지도자의 시대에 부응하는 슬로건은 국가의 목적 의식과 국민의 행동의식을 혼연일치시킴으로써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최고지도자 모하메드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기다리지 말고, 일어나게 하라”라며 불굴의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남다른 미래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제시하는 큰 안목을 가졌다. 그는 “미래를 바꾸려 하지 않으면 과거의 포로가 된다. 미래가 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라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연구할 미래재단을 만들고, 매년 세계적 석학을 불러 모아 수일간 미래포럼을 개최한다. 거기서 미래 어젠다를 도출하고 무섭게 그 방향으로 매진한다.
모하메드는 챗GPT가 나오기 5년 전 이미 인공지능(AI)을 전담하는 정부 부처를 출범시켰다. 당시 두바이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필수인 반도체를 생산할 기술도 기술자도 없었다. 그런데도 AI시대의 세계 허브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2000조 원의 국부펀드로 세계의 기술자를 유혹하고 있다. UAE는 한국에서 배운 항공우주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의 선진기술을 더해 단기간에 화성까지 탐사선을 보냈다. 이를 보면 두바이가 AI 시대의 경제 허브가 되겠다는 꿈도 허장성세만은 아닌 것 같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둘째, 지도층의 애민정신과 굿 거버넌스를 들 수 있다. 두바이 최고지도자는 “정부가 나아갈 길은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으로 나무와 같이 무럭무럭 자라 국민을 위해 튼실한 과일을 풍부하게 제공해야 한다”라며 국민을 정부 운영의 으뜸으로 삼는다. “리더는 매일 도전받으며 리더십은 정제되고 교육돼야 하며, 소통해야 한다”라고도 한다. 모래땅을 황금땅으로 만들어 얻은 엄청난 부를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국부펀드를 만들어 국민을 위해 사용한다.
셋째, 두바이가 중동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는 인식을 세계인에게 심어주고 있다. 거주자의 90%가 외국인이지만 늦은 밤 여성이 거리를 걸어 다녀도 안전하다. 정정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두바이로 몰려든다. 두바이는 전쟁 등으로 주변 지역이 불안정해질수록 돈과 사람이 유입되면서 경제는 활황이 된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30%나 상승했고, 경제는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
두바이의 남다른 성장과 발전은 지도자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훌륭한 리더십 때문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아제모을루와 로빈슨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을 냈다. 이제 두바이의 기적을 연구해 ‘국가는 왜 성공하는가’라는 책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