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세 신인이 역사에 남을 대호투로 뉴욕 양키스를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리로 이끌었다. 압도적인 직구로 양키스의 최대 숙적 보스턴을 짓눌렀다.
양키스 캠 슈리틀러는 3일 홈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 선발로 등판해 8이닝을 5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볼넷 하나도 없이 삼진을 12개나 잡아냈다. 양키스는 슈리틀러의 완벽한 투구를 앞세워 보스턴을 4-0으로 꺾고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양키스는 3전 2선승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1차전 패배로 절체절명 위기에 몰렸지만 2차전 승리에 이어 3차전까지 따내며 영원한 라이벌을 가을 무대에서 퇴장시켰다.
슈리틀러가 모두를 놀라게 한 경기였다. 슈리틀러는 2022 드래프트 7라운드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데뷔한 신인이다. 올해 14차례 선발 등판이 이날 전까지 빅리그 경력의 전부였다. 그런 신인이 충격적인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1회 수비 실책, 2회 선두타자 안타 등 초반 고비가 없지는 않았지만 시속 160㎞를 웃도는 강속구의 힘으로 위기를 막아냈다. 4회말 양키스가 4득점을 뽑아내자 마운드 위 슈리틀러도 한껏 더 기세를 올렸다. 5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6회 선두타자를 내보냈지만 후속 알렉스 브레그먼을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슈리틀러는 7회에 이어 8회까지 삼자범퇴로 마친 뒤 홈팬들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으며 자신의 역할을 끝냈다. 포스트시즌에서 ‘8이닝 이상, 0볼넷, 12삼진’ 투구는 슈리틀러가 역대 최초다. 신인 투수 한정이 아니라 모든 투수를 통틀어서 따진 기록이다.
슈리틀러는 이날 8회까지 공 107개를 던졌다. 포심과 싱커 등 시속 100마일(160.9㎞) 이상을 11차례, 99마일(159.3㎞) 이상은 37차례 기록했다. 포심이 최고 100.8마일, 싱커가 100.7마일을 기록했다. 커터도 최고 구속 99.4마일이 나왔다. 107구 중 커브는 10개만 던졌다. 속구 일변도에 가까웠지만, 보스턴 방망이가 공을 따라잡지 못했다.
양키스는 2022년 와일드카드 시리즈 도입 이후 1차전을 내주고도 시리즈를 따낸 첫 팀이 됐다.
양키스가 보스턴을 꺾으면서 5전 3선승제 디비전시리즈 매치업 4개가 모두 확정됐다.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토론토를 만난다. 디트로이트는 클리블랜드를 꺾고 시애틀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놓고 다툰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전체 승률 1위 밀워키와 지역 라이벌 시카고 컵스가 만난다.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는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를 치른다. 4개 매치업 모두 오는 5일 1차전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