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못했다··· 인간 대 인간으로 존경스럽다고 말하고 싶다” PS 최다안타 KT 배정대, 그가 전하고 싶었던 한마디

2024-10-09

KT는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을 패했다. 그러나 그저 무기력하게 지지 않았다. 9회말 마지막 공격, 배정대가 LG 마무리 유영찬에게 2점 홈런을 때려내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 동점에는 실패했지만, 배정대의 홈런 한 방으로 LG는 끝까지 쓰지 않으려 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강철 KT 감독이 ‘작지 않은 소득’이라고 했던 부분이다

배정대는 이번 가을 KT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준PO 세 경기에서 홈런 1개 포함 11타수 4안타를 때렸다. 앞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두 경기 하는 동안 8타수 4안타를 쳤다. 포스트시즌 8안타로 KT 타자 중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렸다. 9일 수원에서 열리는 4차전 배정대가 중견수 7번 타자로 다시 선발 출장한다. 지면 끝나는 경기다.

배정대는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전날 2점 홈런에 대해 “딱히 노림수는 없었다. 직구 보고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타격감이 계속 좋다는 말에는 “중요할 때 안타를 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4차전 LG 디트릭 엔스를 만난다. 1차전 이미 한 번 붙어봤던 상대다. 전날 3차전에서 같은 좌완인 손주영도 만나봤다. 일단 좌완에 대해 익숙함이 남아 있는 상태다. 배정대는 “데이터 분석을 많이 했다. 이제 지면 뒤가 없는 만큼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지면 끝’이라고 하지만 부담감에 무너지지는 않겠다고 했다. 배정대는 “중요한 시험을 치른다든가 다른 분들도 모두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프로 선수들은 그날그날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느냐”며 “매일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프로 선수다. 부담감도 잘 이겨내야 한다. 저는 저희 팀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배정대는 정말 하고 싶었던 가슴 속 이야기를 꺼냈다. 전날 홈런을 친 상대 유영찬에 대한 이야기였다. 유영찬은 최근 부친상을 당했다. 준PO 1차전이 열린 지난 5일 발인을 했다. 배정대는 “유영찬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였으면 아마 경기를 못 나갔을 거다. 하지만 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으니 나온 거다. 그것 자체로 정말 대단하다고, 존경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저보다 어린 선수지만 정말 많이 놀랐다”고 했다. 진작에 직접 만나서 그런 말을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 배정대는 “기회가 있으면 승부를 떠나서,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3차전 마지막 타석, 배정대는 유영찬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고 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배정대는 “전날 홈런 친 당시에는 정말 좋았다”고 운을 떼고 한참을 고민했다.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았지만, 상황이 무거운 만큼 더 신중하게 말하려 하는 게 느껴졌다. 배정대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존경스럽다. 그런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럽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고 경기 준비를 위해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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