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PS 등판인데 적장도 감탄한 완벽투…손주영이 긴장하지 않은 이유

2024-10-09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6으로 패한 뒤 “상대 팀 투수지만, 손주영의 공이 좋았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KT는 이날 LG 선발 최원태를 2.2이닝 만에 끌어 내렸지만, 뒤이어 나온 왼손 투수 손주영을 공략하지 못했다.

손주영은 5.1이닝 2안타 무사사구 7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적장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투구였다. 특히 포스트시즌 등판은 처음인데, 주눅들거나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손주영은 LG 국내 선수로는 김용수(1990년), 김기범(1990년), 최향남(1998년), 윤지웅(2014년)에 이어 5번째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긴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손주영은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규정 이닝을 채우기 위해 구원 등판한 것을 제외하곤 선발 임무만 소화했다. 선발 투수로 처음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28경기(144.2이닝) 9승10패 1홀드 평균자책 3.79의 성적을 거뒀다. 염경엽 LG 감독이 올해 최고의 수확으로 꼽은 선수다.

손주영은 이날 긴장을 유발하는 요소가 많은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 등판이 처음이었고, 최원태가 예상보다 일찍 흔들리며 등판 시점이 앞당겨졌다. 주자가 깔린 채로 마운드에 선 것도 올해 처음이었다. 만원 관중 속에 투구하는 것도 압박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손주영은 “긴장보단 설레는 감정이 더 컸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L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3시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마운드에 서진 못했지만, 가을야구 최고 무대의 열기를 경험했다. 올해 주말 경기 등판이 잦았던 손주영은 만원 관중 앞에서 투구하는 것이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다. 올해 등판한 28경기 중 15경기가 토·일요일 경기였고 그 중 만원 관중 경기는 9번이었다. 그는 “작년 한국시리즈 경험과 올해 주말 경기를 많이 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손주영에게 주어진 임무는 거의 끝났다. LG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손주영은 다시 선발로 복귀한다. 만약 준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이어지면 필요에 따라 구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손주영은 “플레이오프부터 선발로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서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도 “등판해야 할 상황이 오면 5차전에도 던질 수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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