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토부 차관, 여당 국회의원의 집값 관련 실언으로 민심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고위층이 소유한 아파트 위치와 가격 등을 정리한 인터넷 사이트가 주목 받고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실거주지·투자처를 보여준다는 의미로 '리얼시그널(진짜 신호)'이란 이름이 붙었다.
리얼시그널 사이트는 올해 서울시 아파트값이 급등한 시기 만들어졌다고 한다. 개발자가 개인 또는 단체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홈페이지 소개로는 '고위공직자들이 신고한 자산 현황을 지도와 함께 시각화하여 제공한다'고 돼 있다.
해마다 공개되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가 기반이다. 대통령과 장·차관, 국회의원, 고위 법관·검사, 군 중장 이상 등은 매년 12월과 입·퇴직에 맞춰 재산 변동 사항을 신고하게 돼 있다. 현재 사이트에서 자산을 확인할 수 있는 공직자는 6995명으로 관보에 공개된 모든 자료가 업데이트 된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 첫 화면은 부동산 소유 현황이다. 지도 위에 숫자가 적혀 있는데 해당 지역 내 주택, 상가를 가진 공직자들의 수다. 아파트의 경우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에 상대적으로 밀집된 모습이다. 서초동에 176명, 대치동 117명, 여의도동 73명 등으로 집계됐다.
검색으로 원하는 인물만 볼 수도 있다. 이름이나 소속기관, 동 이름을 입력하면 당사자의 재산 내역이 뜬다. 이재명 대통령은 총 자산가치 31억원 중 건물 33%, 예금 27%, 채권 12%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표시된다. 자산별 순위로 따지면 이 대통령의 총 자산은 1200위권였고 이 중 부동산 19억원 가치는 2600위대로 파악됐다.

증권, 가상화폐 등 보유내역도 확인 가능하다. 고위 공직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 중이고 카카오, 네이버,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가 순서대로 뒤를 이었다. 해외주식 중에는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가 선호됐다.
가상화폐도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등 대장 코인들은 각각 약 800명, 700명, 400명이 보유할 정도로 보편화된 자산이었다. 부동산이 본인 소유가 많았다면, 가상화폐는 배우자나 자녀들 이름으로 신고된 경우가 많았다. 가격 변동이 극심하기로 유명한 도지코인 소유자도 411명이나 됐다.
이 사이트의 인기 요인은 일목요연한 시각화다. 전자관보나 공직윤리시스템(PETI)에도 재산공개 자료가 나오지만 글자로만 돼 있다. 지도 위 어느 지역에 집을 갖고 있는지 한번에 볼 수 있는 리얼시그널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정답이 적힌 오픈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부동산 대책 등 공식 발표만 보지말고 정책 결정권자들의 실제 거주지 및 투자 지역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지도에 기반해 유망 투자지를 알려준다며 강의도 개설했다.
근본적으로 정책 결정권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다. 집값이 떨어지면 사면 된다"(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 "15억원 정도 아파트는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동산 2채 중 1채를 처분하겠다. 정확히는 딸에게 증여"(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반복되는 '부동산 내로남불' 발언이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말보다 행동을 봐야 한다는 말이 진리다. 서울 집값 잡는다고 하더니 비수도권이 지역구인 국회의원들도 서울 아파트 갖고 있더라"는 사이트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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