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정부는 “상식이 회복되는 반듯한 나라”,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따뜻한 동행-모두가 행복한 사회”,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6대 국정목표를 세우고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비전을 내걸고 2022년 5월 10일 출범하였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국정을 운영해 오다 급기야 2년 7개월 만에 현직 대통령이 전국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났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경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용감하고 지적인 수많은 국민은 신속히 국회에 달려가 서슬 퍼런 계엄군을 막고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 들어가 계엄령 선포에 대한 무효화 표결을 진행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계엄령이 선포되자 누가 선동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너나 할 것 없이 국회로 달려가 같은 마음으로 계엄을 막아낸 것이다. 이른바,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어 크나큰 재난을 막아낸 것이다.
집단지성은 1910년대 하버드 대학 곤충학의 교수인 윌리엄 모턴 휠러(WM Wheeler)가 개미의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면서 처음 제시한 용어로 “여러 개체가 모여 만들어진 지적 활동의 결과가 그 그룹 중의 가장 우수한 개체의 결과보다 우수하다”라는 개념으로 사회학으로 발전하면서 인간사회에 긍정적인 여러 사례를 남기면서 기업을 비롯한 사회단체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봉건주의 사회에서 근대화를 거쳐 현대화에 이르면서 수없이 많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기득권자들은 권력과 정보를 독점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제한하고 분산된 정보를 왜곡하여 선동하면서 자신들의 권력과 이권을 유지하여 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지식인이 희생되었지만, 선량하고 진취적인 지식인들이 더 많이 양성되면서 집단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 집단지성을 형성해왔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면, 집단지성과는 달리 집단무지에서 오는 집단오류가 일어나 집단폭력 세력이 형성되면서 위기의 사회를 조장하고 있다. 왜곡된 종교와 망가진 지식의 탈을 쓴 선동가들에게 이끌리는 극우폭력집단은 정치적인 생명을 이어가려는 극히 우려스러운 정치가들을 흡수하면서 연일 망언을 쏟아내어 망국으로 치닫는 형국의 개탄스러운 사회를 조장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상식이 회복되는 반듯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던 정부는 이와는 정반대로 “상식이 없는 나라”로 운영해 오면서 국내외적으로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다. 국내적으로는 좌우라는 편 가르기식 분열을 조장하였고, 국민이 아닌 기득권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으로 경제가 파탄 날 지경에 이르렀다. 국외적으로는 친일 및 친미정책을 내세워 편협된 외교로 일관하면서 각종 외교 참사를 불러와 국제적 망신살에 국가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계엄 종식 이후에는 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명시된 법적 근거에 반하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대통령이 구속에서 풀려나는가 하면, 헌재의 잇따른 탄핵소추에서 기각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즐기기라도 하듯 마냥 미루는 현실 속에서 계엄이라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국민에게 더욱 가혹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집단지성을 더욱 발휘하여 난국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형성했다. 이번에도 더 긍정적인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 우리 사회가 집단지성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사회 모두가 행복해지고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이 투명하고 여과 없이 통합되기를 기대하며, 더 이상 기득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고 획일화하며 여론을 왜곡하려는 어리석은 시도가 없기를 바란다.
장선일 전주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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