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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고대에는 백성의 수가 곧 국력이었다. 그러므로 부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가까운 자를 떠나지 않게 하고 멀리 있는 자들이 모여들게 해야 했다. 공자는 정치를 묻는 섭공(葉公)에게 이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설명했다.
국가나 개인이나 적용되는 이치는 매한가지다. 피를 나눈 가까운 사이인 형제자매들과 우애하는 사람은 그런 우애의 온화한 얼(정신)이 얼굴(얼의 ‘꼴’)에 그대로 나타난다. 당연히 온화한 기운을 좇아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것이 바로 가까이 있는 자를 기쁘게 하여 멀리 있는 자도 다가오게 하는 비법 아닌 비법이다. 이 비법을 북한 동포들에게도 적용하여 따뜻한 동포애로 끌어안아 보자. 남북한이 화합하는 놀라운 평화와, 함께 일하여 이루는 번영과, 대대로 이어온 독창적 문화를 향해 세계가 다가올 것이다. 그 안에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무궁한 발전이 자리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서로 ‘엄중경고’나 ‘선제타격’만 외친다면 불안하여 다가오는 나라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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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미망에 빠져 눈앞의 참된 사랑은 보지 못하고 먼 사랑만 구하는 사람은 평생 사랑 한 번 받지 못하고 떠돌다가 떠날 사람이다. 가까운 이를 가까이하는 게 사랑의 시작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