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시장, 단일 모델 대신 'AI 오케스트레이션' 집중

2025-03-11

■AI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목표

스타트업 PoC 구축 지원

원천기술보다 오픈소스 집중

[정보통신신문=성원영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하나의 모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다수의 AI 모델과 협업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라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의원의 주최로 ‘AI서비스, 시작부터 글로벌이어야 한다!’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AI 업계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과 함께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개발 방향성 및 정책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먼저 기계학습운영(MLOps) 플랫폼 기업 베슬AI(VESSL AI)의 안재만 대표는 ‘AI 인프라의 민주화: 모든 기업의 AI도입을 위한 국가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베슬AI는 서울특별시 강남구와 미국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하는 AI 스타트업으로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를 실현한 기업 중 하나로 소개됐다.

안 대표는 “앞으로 인공일반지능(AGI)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수십 혹은 수백 개의 AI 모델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이 확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CCTV 영상 분석 AI가 참석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신원 매핑 AI가 이를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신원을 파악하며, 음성인식 AI가 발언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등 복합적인 작업을 다수의 AI 모델이 협업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국내 AI 스타트업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다.

국내에서는 500억원 이상을 넘어가면 자금 조달을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미국의 경우 1000억원·5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사례도 쉽게 볼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주장이다.

또한 AI 스타트업의 경우 개념증명(PoC) 및 유스케이스 사례 구축의 어려움도 겪는다고 전했다.

최근 지속되는 경제불황으로 국내 AI 시장에 대한 투자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으며, 이러한 문제들을 종합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이미 AI 모델 구축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지원이 진행되고 있으나, 전 세계 AI 시장은 이미 GPU 기반 단일 AI 모델 학습에서 벗어나 다중 AI 모델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주도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시 단순히 GPU 인프라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여러 모델이 협력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인프라 구축을 지향하는 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규모 데이터셋·클라우드 인프라 등 지원 △PoC 단계에서 상용화까지 연속적 지원 △규제 유연화 등을 제시했다.

한편, 또 다른 글로벌 AI 상용화 사례로 발제를 맡은 김효 네이버 이사는 “국내 AI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체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보다 오픈소스 생태계에서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원천기술을 내제화해 제품으로 구현하는 반도체나 바이오 분야와 다르게, AI는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원천기술에 매몰될 경우 산업에서 고립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존의 엣지 브라우저 기술을 포기하고 크로미움 오픈소스를 채택한 바 있다.

김 이사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네이버 또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에 크로미움 오픈소스 코드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픈소스를 활용해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자동으로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제품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AI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송단비 산업연구원 산업정책기획실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의 AI활용률은 여전히 낮고 성과 확산이 지체되는 상황”이라며 “AI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수요-공급을 모두 고려한 정책과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해민 의원은 “버티컬 AI야말로 제조·바이오·헬스케어 등에서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초기단계부터 글로벌을 목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입법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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