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커지는 부담…“세뱃돈 어쩌나”

2025-01-26

직장인들 선물 등 준비 ‘고충’

“차라리 안 주고 안 받고 싶어”

“1만원은 적어 보이고 5만원으로 통일하자니 부담돼요. 차라리 안 주고 안 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6명의 조카를 둔 직장인 이모(51)씨는 “올해 새로 입학한 조카도 많아 벌써부터 설날 아침이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족 대명절 설을 맞이했지만 고물가 속 얇아진 지갑 사정으로 세뱃돈을 지출하는 직장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정훈(48·대구 남구)씨는 이번 명절 지출에 대비해 연말부터 비상금을 미리 모아뒀다고 했다.

김씨는 “긴 연휴에 기분은 너무 좋지만 가족이 많다 보니 세뱃돈에 용돈, 선물까지 전부 따지면 100만원은 우습게 나간다”면서 “요즘 애들은 신사임당(5만원권)밖에 안 받으려고 한다. 미리 준비해도 명절만 되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지출 부담이 크다 보니 현금 대신 가성비를 따져 선물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도 많았다.

주부 김모(50·달서구)씨는 친정과 시가 명절 선물을 모두 전통시장 과일세트로 정하고 세뱃돈도 최대 3만원으로 통일할 계획이다. 김씨는 “시장 과일이 달고 가격도 저렴해 공평하게 모든 선물을 통일하기로 했다”며 “수험생 부모들은 안 그래도 들어갈 곳이 많은데 세뱃돈 면제권이라도 줘야 한다”고 했다.

3년차 직장인 조미현(31)씨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사촌동생에게 세뱃돈 대신 인형 기프티콘을 선물했다. 조씨는 “사촌동생이 이제 중학생이 되는데 공부도 잘하고 행운이 가득하라는 의미로 네잎클로버 모양 인형과 핸드크림을 선물로 줬다”며 “돈도 좀 덜 들었지만 그냥 현금보다도 의미 있는 게 좋아서 고민하다 골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 명절 관련 설문 조사에서는 명절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