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스토리의 완성’…더크렘샵 박서영 디자이너

2025-05-30

막걸리병에서 화장품까지

감성 넘나드는 큰 스펙트럼

모던한 막걸리 병부터 귀여운 캐릭터와 협업한 뷰티 컬렉션까지. 전혀 다른 분야의 제품들이 한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절제된 디자인부터 감성적인 캐릭터 스타일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패키지 디자인 안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박서영 씨의 이야기다.

최근 한인타운 식당 냉장고에 형형색색의 소주병과 화려한 주류들 사이로, ‘Sang’이라는 영문 로고만 적힌 투명한 병이 눈에 띈다. 전통 막걸리의 틀을 깬 이 제품은 박 씨가 디자인을 맡았다.

박 씨는 지난 2022년, 미국에서 출시된 생막걸리 브랜드 ‘생(Sang)’의 병 디자인(사진)을 총괄했다. 투명한 병과 간결한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한 이 제품은, 전통주의 이미지를 젊은 세대에 맞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생’은 국순당 창업주 배상면 회장의 손자 배상수 씨가 설립한 뉴웨이브 브루잉 컴퍼니에서 만든 제품이다. 제품은 출시 직후 LA 한인타운 내 30여 개 식당과 한인마트에 입점했다.

이후 박 씨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The Creme Shop)’에 시니어 디자이너로 합류했다. 그는 헬로키티 50주년 컬렉션, 헬로키티 홀리데이, 세일러문 에디션 등 다양한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제품의 디자인을 맡았다. 해당 제품들은 지난해 틱톡과 유튜브 등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난해 CVS, 얼타(ULTA) 등에서 매출을 올렸다.

박 씨는 “요즘은 제품의 품질만큼이나 디자인이 소비를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며 “단순한 패키지 디자인을 넘어, 진열 방식까지 고려해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헬로키티나 세일러문 같은 콜렉션은 팬층의 취향이 명확한 만큼, 단순 굿즈가 아닌 전시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무드를 설계하고, 제품 구성과 색감, 소재에 이르기까지 캐릭터의 세계관이 반영되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2017년 메릴랜드 미대에 입학해 2022년 최우등생으로 졸업했다. 그는 “디자인은 결국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일”이라며 “문화적 경계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더 크렘샵 디자이너로서 향후 매년 진행되는 할로윈, 홀리데이 컬렉션 등을 디자인 총괄할 계획이다.

정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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