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해외진출 지지부진, 오너 2세 경영능력 '시험대'

2024-11-27

[비즈한국] 국내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디야커피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너 2세인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이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큰 공을 들이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괌 2호점 연내 오픈 미지수, 3개 오픈한다던 말레이시아 매장은 1개만 열어

지난해 12월 이디야커피는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에 해외 가맹 1호점을 열었다. 당시 이디야는 괌 1호점을 시작으로 해외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2024년 중 괌 2호점 추가 오픈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연말이 다가오도록 개점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디야커피가 계획 중인 괌 2호점은 바리가다 지역에 문을 열 예정이다. 바리가다 지역은 이디야커피가 괌 진출을 계획했을 때부터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점찍어둔 지역이다. 2022년 문 회장은 괌 바리가다 지역에 매장 오픈 계획을 알리며 “3년가량 시장을 분석했다”고 언급했다.

연내 오픈 예정이라던 괌 2호점은 개점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사실상 올해 오픈은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괌 2호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공사가 끝나고 준비 완료 상태로 인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미국 서류 절차가 까다롭다 보니 인허가 승인에 오래 걸린다. 언제 승인이 날지 몰라 일정을 확답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6월 말레이시아 현지 파트너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고, 연내 말레이시아에 매장 3개를 열고 5년 내 매장 수를 200개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포부와 달리 말레이시아 사업도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올해 말레이시아 출점이 확정된 이디야커피 점포는 1개뿐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1호점이 오픈 준비 막바지이며, 12월 중순쯤 오픈 예정이다. 2·3호점 오픈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으나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디야커피의 해외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오너 2세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이디야커피 창업주 문창기 회장의 장남인 문 본부장은 올해 4월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문 본부장은 지난해 말부터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을 맡아 이디야커피의 해외사업과 리브랜딩 등을 총괄하고 있다. 1993년생인 문 본부장은 과거 이디야커피에 입사해 2년간 근무한 뒤 BCG, AT커니, 딜로이트 등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 최근 다시 이디야커피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문승환​ 본부장이 이끄는 경영전략본부에 해외사업팀이 소속된 것은 맞지만, 회사 전체적으로 함께 움직여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사업 성과가)한 명의 인물에게 집중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언급했다.

#오너 2세 문승환 본부장 해외사업·리브랜딩 총괄…성적은?

이디야커피는 최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저가커피와 프리미엄 커피 사이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실적도 부진한 흐름이다.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2755억 원으로 전년(2778억 원) 대비 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2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100억 원)보다 18%나 줄었다.

가맹점 숫자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이디야커피는 가맹점 수를 3005개로 공시하고 있으나 이는 2022년 말 수치다. 이후 2년간의 가맹점 숫자 변화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매장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3000개에 들어서면 포화 상태로 볼 수 있다. 3000점 돌파 이후로는 매장 개수를 늘리기보다 점포 매출을 유지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리브랜딩 작업에 돌입했다. 올여름 CI(기업 이미지) 변경을 위해 특허청에 ‘ODO’ 상표권을 출원했고, 브랜드 리뉴얼도 준비 중이다. 지난달에는 배우 변우석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스타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이디야커피가 연예인 모델을 기용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리브랜딩 역시 문승환​ 본부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리브랜딩 성과가 문 본부장의 경영 능력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스타 마케팅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매출 상승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푸념이 들려온다. 한 가맹점주는 “매출이 여전히 부진하다. 처음으로 브랜드 모델을 발탁했지만 십여 개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는 배우라 특색이 없게 느껴져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눈에 띄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에서 젊은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이디야커피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커피 원두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 만큼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서면 긍정적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내년에도 해외사업, 리브랜딩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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