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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은 컬래버레이션이 있었다.
프로야구 삼성과 패션 브랜드 산산기어(SAN SAN GEAR)가 협업한 제품이 출시됐다. 산산기어는 최근 MZ세대는 물론 젠지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다.
지난 11일부터 산산기어 공식 SNS에서 협업에 관한 정보가 업로드되면서 젊은 야구팬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SNS와 삼성의 공식 유튜브인 라이온즈TV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Born in blue’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영상에서는 이만수를 보며 꿈을 키운 한 소년이 “김시진처럼 던져봐”라며 친구들과 캐치볼을 한다. 줄곧 삼성팬이었던 이 소년은 자라서 성인이 되어 현실에 치여 살면서도 삼성을 응원한다. 그러다 아들과 캐치볼을 하며 “원태인처럼 던져보라”고 외친다. 이 영상은 삼성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리고 20일 컬래버레이션한 해당 제품이 공개되자마자 몇분 여만에 품절이 됐다.
지난해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크림에서 삼성에게 제안을 하면서 산산기어와의 협업이 진행됐다. 구단 관계자는 “산산기어 대표가 진짜 삼성팬이더라. 김성래를 보며 자라온 삼성 팬이었다. 미팅에서 진정성을 봤고 브랜드의 신선한 느낌이 있어서 진행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부분의 구단들이 컬래버레이션으로 굿즈를 생산할때 자체 굿즈만 판매했던 삼성은 팬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컬래버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인기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 후이바오를 삼성 어린이 회원으로 영입한데 이어 이번에는 20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인기 브랜드와 협업도 한 것이다.
지난해 134만7022명의 관중이 삼성 경기를 찾았다. 홈경기 관중 수가 10개 구단 중 2위에 해당했다. 삼성이 지난 시즌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의 성적을 내면서 더 많은 관중들이 찾았고 1000만 관중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삼성은 젊은 층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눈높이를 팬들에게 맞추는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시즌 개막 후에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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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도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와 협업 컬렉션을 출시했다.
구단의 상징색인 버건디를 활용해 유니폼, 점퍼, 모자 등의 상품이 나왔다. 키움 송성문과 이주형이 직접 착용한 스타일 화보도 나왔다.
지난 19일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팬들의 반응도 좋다.
키움이 이렇게 무신사와 협업을 하게 된 건 삼성과 비슷한 의도가 있었다. 키움 마케팅 관계자는 “젊은 팬층을 확대하기 위한 선수단 단복을 제작할 필요성을 느꼈다.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파트너를 모색하던 중, 무신사에서 우리 구단과의 협업에 관심을 보였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첫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신사는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자랑하는 패션 플랫폼으로, 젊은 팬층을 확대하려는 구단의 목표와 잘 맞아떨어졌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기존 야구 팬뿐만 아니라, 패션에 관심이 있는 젊은 세대에게도 구단과 야구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키움은 “앞으로 패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을 모색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로야구 구단들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이 종종 나오곤 했다. 하지만 몇년 전까지만해도 야구를 보는 팬의 연령대가 다소 높았기에 젊은 층을 공략한 협업 제품은 많지 않았다.
일부 구단들이 조금씩 트렌드에 맞춘 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LG는 2023년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와 손을 잡고 관련 의류를 출시했다. 기존 유니폼을 재해석한 신선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여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KIA도 2023시즌을 앞두고 젊은 연령대에서 핫한 아이앱 스튜디오와 협약을 맺었다. 대개 프로야구 구단들이 스포츠 브랜드를 공식 어센틱 후원업체로 삼고는 하는데 KIA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KIA는 젊은 팬층을 모으기 위해 아이앱 스튜디오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KIA는 지난해 팀 성적과 함께 매출 부문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2023시즌 대비 2024시즌 굿즈 매출이 340%나 증가했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천만 관중을 달성하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임을 증명했다. 프로야구 관람이 이른바 젊은 세대들에게 ‘대세’가 됐다. 이에 맞춰 프로야구 구단들도 젊음을 입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비단 삼성, 키움 뿐만 아니라 KBO리그 전체가 젊은 팬들에 대한 맞춤형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