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설 연휴가 다가왔지만 국민 건강에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독감(인플루엔자)을 비롯한 각종 감염병 유행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건강하고 안전한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손 씻기·예방접종 등을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5~11일)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86.1명이다. 독감 유행이 피크를 찍은 첫째 주(99.8명)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2016년 말(86.2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족·친지 모임이 많아지는 설 연휴엔 호흡기 감염병이 퍼질 우려도 큰 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 노인·임신부,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동·청소년 등이 빠르게 백신 접종을 받는 게 좋다. 손 씻기와 실내 환기 등 예방수칙도 지켜야 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치료 받고, 외출은 자제해야 한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도 조심해야 한다.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이달 둘째 주 환자 수는 372명으로, 7주 연속 상승세다. 4주 전(142명)과 비교하면 약 2.6배로 뛰었다. 특히 0~6세 영유아 환자 비율이 절반 넘는 53.8%(이달 둘째 주)로 집계됐다.
이런 감염병을 피하려면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 세척한 뒤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익히기 등을 지켜야 한다. 설사·구토 같은 의심 증상이 있다면 음식 조리를 하지 않는 게 좋다. 해외로 나갔다면 콜레라·세균성 이질 등에 걸리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설엔 긴 연휴에 맞춰 동남아 등지로 해외여행을 나서는 가족이 적지 않다. 이들은 뎅기열·말라리아 등 모기 매개 감염병도 조심해야 한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이들 질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국내로 유입된 모기 매개 감염병 환자 수는 259명이다. 뎅기열은 동남아,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감염됐다.
감염을 예방하려면 여행 중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입국 시 발열 등 뎅기열 의심 증상이 있다면 무료로 신속키트검사를 받을 수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연휴 중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보건소나 감염병콜센터(☏1339)로 즉시 신고하고, 일상에선 올바른 손 씻기·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5세 이상 어르신과 임신부, 어린이, 청소년 등은 설 연휴 전 미리 독감 백신 등을 맞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