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잘해줘야 할 텐데…”
동갑내기 라이벌인 두 사령탑은 이구동성으로 승부처를 중원이라 짚으며 아픈 손가락의 활약상을 바랐다.
대전 하나시티즌과 포항 스틸러스 모두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핵심 전력이라 생긴 일이다.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1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순민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오늘 우리의 경기 운영 자체가 (이)순민이를 중심으로 짜여진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올해 포항과 두 번째 맞대결에서 이순민의 활약을 바란 것은 팀 내 상황과 상대의 스타일이 영향을 미쳤다.
대전이 최근 측면에 누적된 부상으로 공격의 활로가 중원에 집중된 상황에서 포항 역시 공격 루트에 큰 차이가 없어 이순민이 얼마나 경기를 잘 풀어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어서다.
쇄골 부상으로 3개월 가까이 그라운드를 떠났던 이순민은 5월 18일 수원FC전에서 복귀해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순민이 포항을 상대로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로 제 몫을 다한다면 대전의 선두 수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순민이 뛰었던 포항과 첫 대결에선 3-0 대승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이순민과 중원에서 자웅을 겨뤄야 할 선수 역시 부상을 막 털고 돌아온 오베르단이다. 원래 다리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이 유력했던 오베르단은 2주 만에 복귀해 포항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오베르단은 복귀전이었던 FC안양전에서도 들것에 실려 빠져 나갔지만 이날도 선발로 출전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선수 본인이 빨리 나으려고 노력하니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다”면서 “안양전에선 부상보다는 선수 본인이 컨디션을 조절하려는 것 같았다. (감독이) 안 바꿔줄 것 같으니 (꾀를 부린 것”이라고 웃었다.
박 감독은 “오늘 경기는 누가 선제골을 넣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팀에선 이호재와 조르지 뿐만 아니라 중원의 오베르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