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OLED 핵심기술, 中 유출 막아야

2025-07-31

중국은 산업적으로 참 껄끄러운 나라다. 범용 제품에 있어선 대량생산을 앞세운 가격 공세에 능하다. 최근들어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분야는 '굴기'로 넘친다. 근래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선 우리와는 차별화된 기술 접근으로 혁신 이미지까지 더하고 있다.

이런 중국이 끊임 없이 매달려온 작업중 하나가 한국 기술 획득이다. 이것 만큼 시간과 인력, 자금적 간극을 단박에 좁힐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나라 또한 개별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으로의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방책을 겹겹이 둘러쳐 놓고 있다.

하지만, 허점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이번에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관련 청산된 한국 기업의 인력을 데려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로 반도체 칩을 생산해온 중국 구딕스테크놀로지란 곳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부품인 DDI로 신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의 하나로 해석됐다.

사실, 범용 디스플레이 분야는 우리나라와 중국간 격차가 이미 사라졌다. 이제 OLED 등 특화 디스플레이 품목에서만 겨우 6개월 이내 차이를 두고 있을 뿐이다. 그 OLED 구현의 핵심기술 중 하나이고, OLED 자체와 함께 우리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OLED DDI 기술을 확보하려 하는 셈이다.

이미 업계엔 파다해진 인력 흡수 움직임을 그렇다고 관련 법인이 살아있을 때 처럼 현행 법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은 묘연하다. 직업 선택과 거주 이전의 자유가 보장된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막을 근거도 빈약하다.

하지만, 이 OLED DDI 기술, 그것도 한때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잘 나갔던 기업의 핵심 인력들로 구성된 팀단위 집합 형태로 넘어간다면 우리에겐 머지않아 위협이 될 수 있다. 더구나, 핵심 부품기술이 제품간, 공급기간간 얽히고 설켜 있음을 볼 때 유관 공급망, 기술망 전체에 대한 화살로 돌아올 수 있는 일이다.

이 사안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이들 인력과 기술이 국내에 재취업하거나 남는 것이다. 차선으로는 설령 이들이 생계 이유로 중국 기업으로 적을 옮기더라도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권리행사 불능인 기술 항목이 중국에 흘러들어 가는 건 막아야 한다.

지금까지 모든 기술이 그랬듯, 당장 잃었을 땐 별것 아니라고 평가절하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이 국가차원 기술 역전의 결정적 빌미가 된다면 지금이라도 막아야 한다. 막지 않고 후회해봐야 소용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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