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레이건 시대의 규제 완화부터 2008년 이후의 강화까지 많은 정책 변화를 겪었지만, 경제 회복력은 일관되게 유지됐다. 1981년 이후 다섯 차례의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도 S&P500 지수는 위기를 딛고 반등하며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현시점에도 무역 갈등, 고금리, 재정 불안 같은 변수들이 교차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은 1.8%로 전망된다. 견조한 소비와 인공지능(AI) 투자, 에너지 자립,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본국 복귀), 인프라 지출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S&P500 기업들의 실적은 올해 약 8~10% 증가가 예상되며, 내년에는 AI 기반 생산성 향상이 더해져 이익 확대 가능성이 크다. 실업률도 4.1% 수준으로, 역사상 낮은 편에 속해 소비와 기업 매출을 뒷받침한다.

미국은 세 가지 구조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 첫째, 혁신 생태계와 자본시장의 결합. 미국은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들,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 활발한 벤처캐피털을 바탕으로 인터넷·반도체·유전체학·국방기술 등에서 산업 지형을 바꿔왔다. 이를 떠받치는 것이 세계 최대 규모의 주식시장이다.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약 67조 달러로, 전 세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이 거대한 시장은 유동성, 투명성, 성장 자본 접근성을 제공하며, 기업공개(IPO)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며 차세대 기업 출현의 기반을 마련한다.
둘째,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달러는 오늘날에도 가장 폭넓게 쓰이는 기축통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안전자산으로 기능한다. 이 지위는 미국 경제 규모, 탄탄한 자본시장, 깊은 유동성, 제도적 신뢰성에 의해 뒷받침된다.
셋째, 장기 성장을 떠받치는 구조적 변화. 리쇼어링과 공급망 다변화는 반도체·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고 있다. 인프라 투자, 세제 혜택, 친기업적 정책은 내수를 튼튼히 하고 있다. 또한 인구 증가로 노동력과 소비자 기반이 확대되면서 장기 수요를 지탱한다. 과거 소수의 초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던 성장도 금융·산업재·헬스케어·중소형주로 퍼지며 의존도가 분산되고 있다.
물론 미국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나 지정학적 리스크를 전혀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증시는 탁월한 적응력을 증명해 왔다. 앞으로도 미국 기업들은 생성형 AI, 반도체, 바이오테크, 우주 탐사 분야에서 성장을 이끌 가능성이 크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결국 미국 주식은 당분간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자산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
그랜트 바우어스 프랭클린 에쿼티 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