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연대 교수 “성과연봉제 도입해 석학 끌어들여야”

2025-11-24

“석학 모시기용 프로젝트나 석학 펀드와 같은 일시적 프로그램이 아닌, 성과급제 도입 및 정주여건 개선 등의 지속가능한 기반이 마련돼야 해외의 전도유망한 교수를 국내에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과연봉제 없이는 해외 석학 확보에 한계가 명확하다 조언했다. 그는 “해외 유명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한국인 교수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외국대학 대비 3분의 1 수준의 연봉과 높은 서울 집값 등으로 한국으로의 ‘유턴’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호봉제를 없애고 연구비 확대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해 전도유망한 교수들을 국내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십년전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석학 1명보다는 오히려 40~50대의 전도유망한 교수 몇 명을 데려와 연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국내 학계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며 “미국에서 일하는 인도나 동남아 출신교수들은 한국과 모국이 가깝다는 이유로 한국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 출신의 유명 교수를 데려오는 전략 또한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해외 유명대학 교수로 근무하다 한국 대학 교수로 ‘유턴’한 대표 사례다. 실제 김 교수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후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정책학과 교수로 일했으며, 이후 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로 일하다 지난해부터는 연세대 의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시스템 하에서는 김 교수와 같은 사례는 ‘별종’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애초 해외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 부터 해외에서 배운 것들을 국내에서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낮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모교인 연세대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며 “학교 차원에서 연구 예산을 늘려준데다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학생 대상 의무 강의 시간이 연 8시간 정도로 배려해 준 것 같은 요인 또한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 김 교수가 연대 의대에서 받는 연봉은 홍콩과기대에서 받는 연봉 대비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외부 강연 등을 통해 어느정도 수익을 벌충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홍콩과기대 방식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제안한다. 그는 “홍콩과기대는 연구 성과 등에 따라 매년 연봉을 1.5~10% 범위에서 차등 인상해 ‘일 잘하는’ 교수들이 그 만큼의 보상을 받아가는 구조”라며 “임용 시기가 비슷한 교수 연봉이 10년 정도 뒤에는 2배 가까이 벌어질 수 있으며 부교수가 정교수의 연봉을 뛰어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 또한 높은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년 연속 연봉인상률 10%를 기록했으며 2년간 연봉액 총 인상분만 5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대학의 열악한 재정환경을 생각하면 이 같은 성과 연봉제 도입 및 해외 유명대학 교수 영입은 한계가 명확하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등록금을 대폭 인상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조언한다. 그는 “등록금을 급격히 인상할 경우 저소득 층 학비 부담 등의 문제제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코넬 대학교처럼 학생 3분의 1은 등록금 100%를, 학생 3분의 1은 등록금 50%를, 나머지는 등록금을 거의 내지 않고 다니게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갈등으로 미국행이 어려워진 중국 학생 1000여명을 대거 유치해, 이들이 내는 등록금을 바탕으로 해외 석학을 대거 유치해 아시아 최상위권 경제학부를 보유하게 된 홍콩대의 사례도 참조할 수 있다”며 “다만 홍콩대는 이 같은 등록금 수입 80%를 개별 단과대 몫이라는 점에서 신규 제도 도입을 위한 인센티브가 확실히 구축된 반면, 한국은 개별 단과대 수익의 절반 가량을 대학 본부에 납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센티브 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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