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어머니 27일만 단식 중단…MBC 사과 등 합의

2025-10-05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의 어머니 장연미씨가 27일 만에 MBC 측과 합의하고 단식 농성을 마무리했다.

시민단체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MBC와 유족 측의 잠정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장씨가 단식농성을 중단하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한다고 5일 밝혔다.

MBC는 고인에 대한 사과와 명예 사원증 수여, 재발방지책 약속 등의 내용을 담은 대국민 기자회견을 이달 15일 유족 측과 함께 열기로 했다.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 마련된 추모 공간은 오씨의 2주기인 내년 9월 15일까지 유지된다. MBC는 기존 기상캐스터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들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2021년 MBC에 입사한 고 오요안나씨는 지난해 9월 15일 사망했다. 이후 오씨의 유서가 보도되면서 고인이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고용노동부는 조직 내 괴롭힘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만큼 근로기준법에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후 장씨는 고인의 1주기를 일주일 앞둔 올 9월 8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 비정규직 프리랜서 고용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장씨는 구체적으 로MBC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고인의 명예 회복 등을 요구했다. 장씨는 "MBC는 프리랜서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딸을)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아무 때나 쓰고 버렸다"며 "제2의 요안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피차몬 여판통 유엔(UN)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위원장이 장씨의 단식 농성 중인 현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피차몬 위원장은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 개최한 '기업과 인권 국제포럼'에 참석차 방한했으며 연대 단체인 기업과인권네트워크의 제안으로 농성장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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