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가 나란히 이번 ‘추석 황금 연휴’를 구치소에서 보내고 있다. 전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 기소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통일교 청탁 및 정치권 로비 의혹 사건으로 수감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도 구치소 독방에서 연휴를 보내고 있다.
특별검사팀 수사로 구치소에 머물게 된 이들은 총 16명이다. 김건희 특검팀 14명, 내란 특검팀 2명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는 김 여사 외에 권 의원, 한 총재,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 건진법사 전성배씨, 전씨의 브로커 이모·김모씨,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씨, 김상민 전 부장검사,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이응근 전 대표·이기훈 부회장, 김 여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 등이 수사를 받고 구속 수감돼 있다. 내란 특검팀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김 여사는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과 권 의원, 한 총재, 윤씨, 김 전 부장검사, 이 전 장관 등 대다수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이 중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권 의원, 한 총재 등 ‘미결 수용자’들은 독방에 수감 중이다. 독방 크기는 화장실을 제외하고 2평 정도로 알려졌다. 권 의원과 한 총재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법원에 “구속이 부당하다”며 구속적부심 청구를 냈지만, 지난 1일 모두 기각돼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이 구치소에서 보내는 두 번째 명절이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구속 기소돼 올해 1월 말 설 명절 연휴를 서울구치소에서 맞았다.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준비, TV시청, 실외운동 등을 하며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머무는 구치소에서는 이번 추석날 특식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많은 미결 수용자들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는 추석 당일인 6일 아침식사로 미니치즈빵과 삶은 달걀, 종합견과류와 두유가 나올 예정이다. 점심은 유부 우동국과 돼지 갈비찜, 배추김치 등이 제공된다. 저녁으로는 소고기뭇국, 꽁치김치조림, 생김과 양념장, 발효유가 나온다. 서울남부구치소의 이날 주요 식단은 아침 두부 김칫국, 점심 청국장, 저녁 쇠고기 매운국 등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엔 구치소에 후원 물품이 많이 들어와 추석이나 설날에 별도로 특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식은 없지만 추석 연휴 기간 실시간으로 TV를 볼 수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가 제공하는 방송계획표를 보면 추석 연휴기간(10월3일~9일) 오전 9시15분쯤부터 오후 9시쯤까지 하루 12시간 내내 TV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통상 수감된 미결 수용자들은 하루에 6시간30분 정도만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나머지는 녹화방송을 본다.
일부 다른 구치소에선 합동 차례를 지내기도 하는데 서울구치소와 서울남부구치소는 따로 없다고 한다. 연휴 기간에 미결 수용자들은 모든 접견이 제한된다. 다만 전국 교도소 등에선 지난 4일 하루동안 접견을 원하는 미결 수용자들에 대해 일반 접견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