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아, -어, -여’ 등이 이어지는 문장

2024-10-13

“그가 새로 참여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무대를 꾸민다.” 이런 문장들이 은근히 있다. ‘참여해’에 ‘-여’가 있는데, 뒤쪽 ‘가르쳐’에도 ‘-여’가 나온다. 이러면 읽기가 편치 않다. 뜻도 바로 전달되지 않는다. ‘참여하다’ ‘가르치다’ ‘꾸미다’ 등 여러 정보가 한 문장에 무리하게 들어가 있다. 다음처럼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게 낫다. “그가 새로 참여해 무대를 꾸민다. 그는 이 무대를 위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역시 읽기가 부담스럽다. 문장 길이도 길어 보인다. ‘밀려’ ‘실점해’의 ‘-여’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실점하다’를 ‘실점해’ 형태로 가지 않아도 되는 문장이었다. ‘실점해’ 대신 ‘실점하는 등’이라고 하면 자연스러워진다. 문장을 두 개로 나누면 더 간결하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렸다. 경기 초반에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귀찮아서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에서는 ‘-아서’가 이어졌다. 그렇다 보니 문장 전체의 길이는 짧지만 간결해 보이지 않는다. 앞쪽과 뒤쪽이 긴밀히 연결되지 않고 끊기는 느낌이다. 같은 형태의 반복이 흐름을 꺾어버리고 만 것이다. 다음처럼 변화를 주는 게 좋겠다. “귀찮았기 때문에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글맛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도 괜찮겠다. “종을 울려 주변에 알려 경계를 하도록 했다”에선 ‘주변에 알려’가 없어도 된다. “종을 울려 경계를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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