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이 국가전략 의료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병원 등 '빅4'를 제치고 대국민 예후관리 AI 시스템 개발 중책을 맡게 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은 '닥터앤서 3.0'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종 심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공식적으로 사업자 선정과 함께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닥터앤서 사업은 국가전략 의료AI 개발·실증 사업이다. 정밀의료 구현과 함께 의료 분야 디지털혁신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특히 의료 분야 '디지털 뉴딜'을 이끌 국가전략 사업으로 주목받으며 막대한 예산과 함께 주요 병원, 의료IT 기업 100곳 가까이가 참여해 왔다.
이번 닥터앤서 3.0 사업은 질병 치료를 마친 환자의 예후관리를 돕는 AI 개발이 핵심이다. 병원 치료나 퇴원 이후 질병 재발, 상태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AI 기반 상태 모니터링, 예후예측 등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존 1.0과 2.0 사업이 총 20개 주요 질환의 예측·진단을 돕는 AI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면 3.0 사업에선 치료 후 관리에 초점을 맞춰 의료진·환자용 AI 솔루션을 개발한다. 총 4년 간 약 88억원이 투입된다.
국가전략 의료AI 사업인데다 기존과 달리 1개 컨소시엄만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경쟁이 치열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형병원과 의료IT 기업 대부분이 참전하며 역대 닥터앤서 사업 중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제 이번 사업 입찰에 참여한 곳은 서울대병원 컨소시엄, 고대안암병원 컨소시엄,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 교보DTS 컨소시엄 4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대안암병원 컨소시엄은 고대안암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빅3' 병원을 포함해 차병원, 부산대·전북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까지 드림팀을 꾸려 수주전에 돌입했다.
우선사업협상자로 선정된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은 주관기관인 서울성모병원을 필두로 분당서울대병원, 충남대병원과 함께 이지케어텍 등 의료IT 업체가 연합전선을 꾸렸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닥터앤서 2.0 주관기관으로, 서울성모병원은 개발기관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들은 예후관리 대상 질병으로 정신질환, 피부질환, 심혈관질환을 선정해 AI를 활용한 통합 관리 시스템 개발을 제안했다.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수주 효과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충남대병원은 모두 AI 기반 지능형 병원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업 수주로 정부 지원을 받아 기술 확보는 물론 의료AI 선도병원으로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AI 강국 실현을 외치는 상황에서 의료AI 관련 사업이나 예산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
병원 업계 관계자는 “대형병원 대부분이 AI 기반 디지털혁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닥터앤서와 같은 국가과제는 기술 확보는 물론 상징성이 큰 사업”이라며 “이재명 정부 국정기조를 고려할 때 의료AI 사업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대형병원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