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 내년 하반기 중 ‘통합 진에어’로 새출발한다.
26일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합병 후속 조치로 두 회사가 자회사로 보유 중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에어부산·에어서울을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통합하겠다는 일정을 관계 기관과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3개 LCC의 통합은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어 빠르게 속도가 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심사 당시 산하 LCC 합병안도 포함됐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내년 통합 LCC 출범을 고려해 운영 계획을 수립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통합 LCC 출범에 대비해 대한항공의 요청이 있다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할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합 LCC 이름은 진에어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이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에 흡수 합병되는 방식이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22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에 참석해 “통합 LCC는 진에어 브랜드로 운영하며, 인천국제공항을 허브로 삼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내 1위 LCC 출범
통합 진에어는 출범 즉시 항공기 58대를 보유한 국내 1위 LCC가 된다. 2위 제주항공 41대와도 격차가 커진다. 삼일PwC가 최근 발간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항공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통합 진에어는 시장 점유율 1위(41%)에 오르며 대형화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 규모뿐 아니라 매출 규모에서도 국내 다른 LCC를 크게 앞지른다. 통합 진에어의 경우 지난해 매출 기준 2조4695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240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많다.
통합 진에어는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현대화 작업과 중복 노선 정리 등을 통해 당분간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형 항공기를 통한 해외 장거리 노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통합 진에어 출범 다른 LCC에 기회 될까?
국내 다른 LCC는 통합 진에어 출범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 출범으로 반납될 중복 노선 등에 대해 국내 다른 LCC가 우선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장자제, 시안 등), 일본(나고야 등),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노선 등이다.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형 항공기를 운영하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대체 항공사로 투입된다.
국내 LCC 관계자는 "국토부가 새롭게 배분하는 신규 노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향후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합 LCC 본사는 부산으로
통합 진에어 출범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은 “에어부산을 인천공항에 내어주게 되면 현재 진행 중인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적 건설은 차질이 불가피하며 지역 거점 항공사로서의 정체성 상실과 성장 동력의 버튼이 꺼지면서 지역 경제도 후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합 LCC 본사 유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했다”며 “(부산에) 통합 LCC 본사 유치가 안 된다면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대안이고, 이것도 어렵다면 독자적인 항공사 설립이 마지막 대안”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통합 LCC 출범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통합 LCC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