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수술 부담 줄인 냉동치료, 노년층도 안전한 선택지" [Health&]

2025-11-16

인터뷰 김동영 교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방치하면 만성화·합병증 위험 높아

약물치료·수술 중간 단계 치료법

국소마취 부담 적고 효과 오래 지속

환절기는 비염이 악화하기 쉬운 시기다. 일교차가 커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코점막이 민감하게 반응해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같은 증상이 심해진다. 그러나 약물치료의 번거로움이나 수술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증상이 반복돼도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에 도입된 ‘냉동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약물치료와 수술의 중간 단계로,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오래 지속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영 교수에게 냉동치료의 효과와 비염 관리의 새로운 가능성에 관해 물었다.

환절기에 비염이 심해지는 이유는.

“비염 환자는 온도 변화나 먼지가 많은 환경에 예민하다. 특히 환절기처럼 기온 차가 클 때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 가을철에는 대기 중에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많아 비염 환자에게 힘든 시기다.”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비염을 방치하면 코 주위 빈 공간에 염증이 차는 부비동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점막이 만성적으로 부으면 코막힘이 지속해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성장기 아동은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생기면 얼굴 형태가 변하거나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다. 문제는 비염을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다 보니 환절기에는 비염이 악화해도 감기로 착각해 넘기는 경우가 많다. 질환에 대한 오해도 치료를 늦춘다. 비염약을 사용하면 증상은 호전되지만, 이는 일시적인 완화일 뿐 완치가 아니다. 그런데 일부 환자는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재발로 오해해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다’며 치료를 중단한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역시 치료를 미루는 요인이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비염 환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수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마취가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을 키운다. 이런 상황에서 약물치료와 수술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

최근 냉동치료가 국내에 도입됐다.

“최근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냉동치료’가 국내에 도입돼 여러 병원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시술은 내시경으로 콧속을 확인하며 진행된다. 만성 비염 냉동치료 기구의 얇은 프로브를 콧속 후비신경 부위에 위치시킨 뒤, 방아쇠를 당겨 아산화질소를 분사한다. 그러면 프로브가 영하 40도 이하로 급속히 냉각되며 치료 부위에 밀착된다. 이 상태로 약 30초간 해당 부위에 접촉하면 후비신경이 마비돼 콧물 분비가 줄어든다.”

효과와 안전성은 어떤가.

“냉동치료법은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시술 후 코막힘, 콧물 등 주요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시술 24개월 후에도 삶의 질 평가(RQLQ)에서 환자의 77.2%가 증상 개선을 경험했다. 시술은 한쪽 코당 30초, 전체 소요 시간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국소마취로 진행돼 환자 부담이 적고 출혈이 거의 없으며 부작용도 드물다. 시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필요시 재시술도 할 수 있다. 비중격만곡증이나 부비동염이 동반되면 해당 질환 치료와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도 높다.”

시술 시 통증에 대한 우려도 있다.

“코는 예민한 부위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통증에 민감한 환자는 주사마취를 병행하면 큰 통증 없이 시술할 수 있다. 시술 후에는 점막이 일시적으로 붓고 두통, 시술 부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2~3일 내 가라앉는다.”

냉동치료가 특히 효과적인 환자는.

“비염의 주요 증상인 코막힘, 콧물, 가려움증, 재채기 모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만성 비염 냉동치료는 후비신경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콧물로 불편을 겪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최근 늘고 있는 노인성 비염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성 비염은 항콜린제 스프레이를 주로 처방하는데, 이에 반응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수술은 위험 부담이 크다. 반면에 냉동치료는 국소마취만으로 시술할 수 있어 노년층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치료 수단을 얻게 된 셈이다.”

향후 비염 치료 전략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기존에는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하비갑개 절제술이나 비디안 신경절제술(콧물 분비를 담당하는 신경을 차단) 같은 수술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들 수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출혈 위험도 있어 부담이 컸다. 냉동치료는 시술이 간단하고 안전해 향후 적용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전할 조언은.

“비염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는 외출 후 손 씻기, 샤워,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감기는 모든 비과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체온 유지에도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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