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한화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를 한 명 꼽으라면 단연 코디 폰세다. 개막 15연승의 KBO리그 최고 기록과 함께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1위를 달리며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폰세에 가려져 있지만, 그 뒤를 받치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활약도 대단하다. 올 시즌 13승3패 평균자책점 2.84에 16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최강의 2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둘은 현재 도합 282이닝을 소화하며 28승을 합작했고, 평균자책점 2.39와 366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라면 둘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페이스라면, 폰세와 와이스는 부상 같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0승을 합작하는 역대 8번째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시즌 30승을 합작한 외국인 듀오는 2002년 마크 키퍼-다니엘 리오스(당시 KIA·30승), 2007년 리오스-맷 랜들(당시 두산·34승), 2014년 앤디 밴헤켄-헨리 소사(당시 넥센·30승), 2016년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당시 두산·40승), 2018년 세스 후랭코프-조쉬 린드블럼(당시 두산·33승), 2020년 드류 루친스키-마이크 라이트(당시 NC·30승), 2022년 케이시 켈리-아담 플럿코(당시 LG·31승)가 전부다.
이들 중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를 꼽으라면 2007년 리오스-랜들, 그리고 2016년 니퍼트-보우덴이 꼽힌다. 공교롭게도 두 케이스 모두 두산이다.


2007년 리오스는 22승5패 평균자책점 2.07에 무려 234.2이닝을 던지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랜들 역시 12승8패 평균자책점 3.12에 164.1이닝을 소화하며 리오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2016년 니퍼트도 167.2이닝을 소화하며 22승3패 평균자책점 2.07의 눈부신 활약으로 시즌 후 정규리그 MVP에 올랐으며, 보우덴도 180이닝을 던지며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대활약을 펼쳤다. 이해 니퍼트와 보우덴이 합작한 40승은 역대 KBO리그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합작한 최다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폰세와 와이스가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기세는 리오스-랜들, 니퍼트-보우덴에 결코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능가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듯, 이들도 ‘방점’을 찍어야 올 시즌의 활약이 빛을 잃지 않게 된다.
그런 점에서 2007년 리오스-랜들과 2016년 니퍼트-보우덴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대한 평가에는 후자에 무게가 쏠릴 수 있다. 기록적인 부분에서는 리오스-랜들이 더 낫지만, 그들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SK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반면 니퍼트-보우덴은 정규시즌의 활약을 한국시리즈까지 끌고가 20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전반기를 선두로 마쳤으나 후반기 주춤하며 LG에 선두를 내준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의 활약에 힘입어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2007년 두산 사령탑으로 리오스-랜들을 보유하고도 쓰디쓴 준우승의 맛을 봐야했던 김경문 한화 감독은 18년이 지난 올해 다시 한 번 최강의 원투펀치와 함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폰세와 와이스도 우승으로 올 시즌의 정점을 찍기를 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