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꿈의 신기술’에서 ‘애물단지’된 자기부상열차, 결국 관광용 전환 수순

2025-06-09

공항공사, 궤도사업 전환 허가 신청

운행 중단 3년…재개통도 차일피일

매년 수십 억원대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가 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현재 운행중단)가 결국 ‘궤도시설’로 전환을 추진한다. 현재 도시철도인 자기부상열차가 궤도시설로 변경되면 여객운송용이 아닌 관광·체험용으로만 운영될 전망이다. 한때 ‘꿈의 신기술’로 불렸던 자기부상열차의 쓸쓸한 퇴장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1일 도시철도인 자기부상열차를 궤도시설로 변경하는 안을 확정해 인천 중구에 승인 허가를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중구는 민원 처리 기간인 오는 17일까지 변경안에 대한 보완내지는 허가 등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의 힘을 이용해 열차가 레일에서 8㎜ 높이로 부상한 채 운행하는 전동차다. 2000년대 초 차세대 교통수단이자 신기술로 큰 주목을 받았다. 자기부상열차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까지 벌였다.

국가연구개발 실용화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국비 2175억원(69%)과 인천시 189억원(6%), 인천공항공사 787억원(25%) 등 3150억원을 투입해 2016년 개통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구 용유역까지의 노선 6.1㎞ 구간(6개 역사)을 왕복하는 도시철도로 운영되다 전동차 중정비를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인천공항 노선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기술 수출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자기부상이라는 기술 특성상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높은 운영비 등으로 효율성이 낮아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량 등 후속 신기술의 등장에 밀려난 부분도 있다. 인천공항 노선은 결국 매년 8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공항공사는 중정비를 마친 지난해 말 운행을 재개하려다 궤도시설로 전환이 늦어지면서 미뤄졌다. 지난달 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인천시가 궤도시설로 변경하기 위한 ‘자기부상열차 소유 운영 및 유지보수 등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중구의 허가만 남겨놓게 됐다.

철도안전법을 적용받는 도시철도에서 궤도시설로 변경되면 정시성을 갖춘 여객수송용이 아닌 이벤트와 축제, 관광용 등 이용객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중구가 궤도시설로 허가해 주면 공항공사는 내달까지 시험 운행을 거쳐 8~9월쯤 준공검사와 함께 열차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된다.

중구가 보완을 요구하면 개통은 더 미뤄질 수밖에 없다. 중구는 “그간 자기부상열차가 많은 지역주민이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는 등 대중교통으로 활용됐다”며 공항공사에 지금처럼 도시철도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중구 관계자는“주민 편익을 우선해 허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도시철도 운영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중구가 허가를 안해줄 경우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궤도시설로 허가를 받아 재개통해도 매년 50억원 정도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자기부상열차를 궤도시설로 전환해도 중정비와 인건비 등으로 연간 30억원 정도만 절감할 수 있을 뿐”이라며 “무료 운행이기 때문에 철거하지 않는한 운영비는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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