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경계감에 요동치는 금융시장…주목할 투자처는

2025-01-20

재집권에 변동장 전망…리스크 줄일 최선책 ‘눈길’

방산·조선株 최대 수혜…금융·엔터 등도 긍정적

채권시장, 재정 적자·인플레 우려에 긴장감 ‘팽팽’

비트코인 신고가 경신 전망…금 고공행진도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 만에 재집권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예상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원자재·상장지수펀드(ETF) 등 각종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투자 자산 및 종목,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에 이목이 향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글로벌 시장 내 투자 수혜 자산 및 종목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대규모 관세’ 정책이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기 초반에 대외적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월 2~5%의 점진적 보편관세 등 관세 부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할 수 있고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주식시장에서는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인 방산과 조선에 주목할 만하다. 두 업종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수혜주로 지목된 이후 주가가 연일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나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업종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 시점에서 미 해군의 군함 확대 계획은 국내 조선 업종과 군함 관련 방산 업종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국내 ETF 시장에서는 트럼프 수혜 업종에 투자하는 상품들의 선전이 부각된다. 한화오션·한화엔진 등 조선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를 담은 ‘PLUS 한화그룹주’는 올 들어 17.22%(1만860→1만2730원) 올랐고 조선업에 집중 투자하는 ‘SOL 조선 TOP3플러스’도 16.36%(1만5560→1만8105원) 상승했다.

이 외에도 트럼프 당선 시점부터 상승 기대감을 받은 금융, 원전, 미국 리츠, 전통 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등의 존재감이 부각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집권 당시 보였던 정책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도 포트폴리오를 방어할 업종으로 꼽힌다.

채권 시장에는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도해 국채 발행 물량 증가, 국채 금리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미 국채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초 4.1%대였으나 점차 상승 폭을 키우며 현재 4.6~4.7%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에는 장중 4.809%까지 치솟으며 5%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급등은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현재 미국 10년물 이상의 장기 국채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채권시장이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험자산 시장은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가상자산(암호화폐) 대통령’이라고 칭하는 만큼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트럼프 취임 직후 당분간 조정을 겪을 수 있으나 추후 신고가를 거듭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제화를 통해 가상자산의 신뢰성이 높아지면 국가·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감세 정책에 따라 미국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긴장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전일(20일)까지 국내 금 가격은 무려 7.13%(12만130→12만8700원) 상승했다. 다만 금이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원자재인 만큼 경기 흐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에 투자시 주의를 당부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맞아 상승 모멘텀이 강한 기업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에서 낙폭과대 종목을 매수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으나 추후 전략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멘텀 기업과의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7년 트럼프 취임 직후 ‘트럼프 노이즈’가 작용하면서 증시 전반이 하방 압력을 받았으나 결국 모멘텀이 강한 종목 중심으로 강세가 지속될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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