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영어 동화책 만들 것” 글로벌 화장품기업 대표서 그림책 작가가 된 곽진아씨

2025-11-23

“한국에 대한 이야기, 가장 한국적인 것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전달할 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어요.”

그림책 <더베리캐슬>을 쓴 곽진아 작가의 말이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으려 노력했다는 곽 작가(39·기획 및 글)와 김지윤 작가(39·그림)를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더베리캐슬>은 영어로 된 책이다.

그림책을 처음 썼다는 곽 작가는 15년 간 외국계 화장품 대기업에서 일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계열사의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올해 초 회사에서 나와 그림책 작가로 전향했다.

그는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우리 사회를 위한 동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고민을 계속해왔다”며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내가 가진 장점들을 살려 ‘영어 그림책’을 써보자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탄생한 <더베리캐슬>은 곽 작가가 기획한 ‘보게더 시리즈’의 첫번째 그림책이다. 주인공의 이름인 ‘보’와 ‘투게더(Together, 함께)’를 합친 이름이다. 보게더의 세상에선 다양한 모습을 한 친구들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이야기들을 전한다.

<더베리캐슬>은 주인공인 ‘보’가 성을 보고 감명 받아 자신이 좋아하는 ‘베리’로 성을 쌓는 이야기다. 성을 쌓는 일은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다. 보는 그 과정에서 다른 관점을 가진 ‘진’과 ‘원’을 만난다. 진과 원의 도움으로 ‘함께’ 성을 쌓아 완성한다는 것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혼자서는 어려운 일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친구와 협동하면 이뤄낼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책은 영어로 쓰였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한국적인 특징들을 녹여냈다. 이중언어 구사자로 영어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던 곽 작가는 “주요 서점의 영어 그림책 인기 베스트셀러 코너는 모두 해외 작가들이 쓴 책이 자리하고 있다”며 “왜 한국인이 쓴 영어 그림책은 없을까를 고민했고 ‘직접 써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영어로 쓰인 <더베리캐슬>은 한국의 아이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만큼 책에 ‘한국적 특색’들을 담아 내려고 노력했다.

책에 등장하는 성은 수원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이다. 곽 작가는 “정조대왕이 화성을 지을 때 주변 돌들을 활용해 쌓았다고 한다”며 “마찬가지로 ‘보’ 역시 주변에 있는 베리를 이용해 성을 쌓는다. 이처럼 사소해 보일 수 있는 것 하나에도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등장하는 의인화된 동물 캐릭터는 한국의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로, 각 캐릭터의 모습에도 한국적 특징이 담겨있다.

‘보’(담비)의 경우 호리호리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한국의 호리병에서 영감을 얻었다. 푸근한 인상의 ‘진’(진돗개)은 조선시대의 백자 ‘달항아리’를 형상화했다. ‘원’(원앙)은 화려한 문양과 기와의 모습을 모티브로 했다.

그림을 그린 김 작가는 “캐릭터들의 특징이 직관적으로 와닿게 하면서 동시에 한국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담으려 했다”면서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고자 찾아 본 문헌만 수백권에 달한다”고 말했다.

곽 작가는 “기억되는 문장을 남기고, 이야기 속에 교훈을 담아내려는 고민이 컸다. 동시에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과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노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물이 더베리캐슬이라는 작품”이라며 “보게더 시리즈는 총 5권으로 이뤄진다. 앞으로 출판될 책에도 같은 노력과 고민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이달 초 출판된 <더베리캐슬>은 종로서적과 쿠팡에서 구매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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